서울시 중구 묵정동에 있는 제일병원의 경영권이 삼성그룹에 넘어가게
됐다.

제일병원은 최근 재단이사회를 열어 삼성그룹에 기증키로 하고,이사선임
권과 운영권 일체를 삼성에 일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제일병원 소유자인 이동희명예이사장은 이와관련,이사직을 사퇴했다.

이명예이사장은 이건희삼성그룹 회장의 사촌형이다.

삼성은 신임이사장에 송재연세대총장을,한만청전서울대병원장 한용철삼성
서울병원장 박정로강북서울병원장 등 6명을 이사로 각각 선임하고,보건복지
부에 신임이사진에 대한 승인신청서를 제출키로 했다.

이번 이사진에는 이명예이사장의아들등 친인척은 배제됐다.

삼성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제일병원을 삼성제일병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 운영중인 서울 강남 삼성병원과 강북 삼성병원(구 고려병원)등과 체인
화시켜 의료기술 협력을 활성화하고,의사교류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특히 삼성은 공익성을 강조하는 기증자의 뜻을 고려하여 이 병원을 공익
병원으로 운영하되 여성전문병원으로 차별화시켜 육성키로 했다.

이번 기증은 제일병원의 이명예이사장의 결단에 의해 전격적으로 이루졌다.

지병을 앓고 있는 이명예이사장은 최근 이삼성그룹 회장과 만나 평생동안
육성해온 이 병원의 지속적인 발전과 선진기술 도입을 촉진하기위해 삼성이
경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 둘은 친인척간 교류가 별로 없는 삼성가에서는 드물게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등 돈독한 친분을 유지해왔다고 삼성관계자는 전언.제일병원측은 "이
명예 이사장이 평소 제일병원은 내것도,가족들 것도 아니다"며 "병원의 공
익성를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지난63년 설립된 제일병원은 본관의 경우 지하2층 지상6층,외래센터 지상
5층,의학연구소 지하3층 지상4층 건물로 4백여개의 베드를 보유하고 있다.

86년 시험관아기 분만에 성공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의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