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자동차가 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빠르고 자유롭고 편리하게
사람들을 마술처럼 이동시킬수 있는 세계가 올 것으로 믿었던 적이 있었다.

자동차가 갖는 이러한 매력때문에 모든 사람이 열광적으로 자동차를 갖고
싶어했다.

그러나 이미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를 갖춘 사회에서는 그 어는 때보다도
가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현실은 특히 대도시권에서 두드러진다.

현대 도시의 구조상 사람들이 생활을 해 나가려면 자동차의 소유가
필수적인 것이 되다 보니 땅위의 이용 가능한 공간이 자동차로 가득차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대도시들은 급기야 지하 공간이나 지상의 높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지하철이나 고가철도 또는 통근(Commuter)항공이 생겨난 것이다.

지하철과 고가철도는 세계의 유스 대도시들에서 자동차 교통난 해소책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채택 이용되고 있는 대중교통수단이다.

그러나 통근항고은 미국의 대도시들이 첫 테이프를 끊은 이후 프랑스와
인도네시아 대도시만이 도입 운용하고 있는 대중교통체계의 일환이다.

미국에서 통근항공이 처음 시작되었을때는 간편한 항공편으로 출퇴근시의
러시아워에만 통근자들을 실어 날랐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통근용에만 한정되지 않고 십수명에서 수십명잉 탈수
있는 경비행기나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수시로 사람들을 수송하는
지역항공이 되었다.

말하자면 하늘의 버스가 된 셈이다.

서울에도 21세기의 교통난에 대비할 목적으로 시외곽의 도서남북 4곳에
경비행장 1개씩을 건설하여 통근항공망을 구성키로 했다고 한다.

서울시 당국의 계획대로 도시고속도로를 비롯한 지하철망과 지하
고속도로를 건서하여 도로율을 선진도시수준인 25%까지 올려놓고
경인지역의 위성도시와 연결되는 전철망과 도로망을 완결시켜 놓는다
하더라도 날로 심화되어갈 교통난을 해소시킬수 없다는 장기적 전망에서
나온 구상이라 할 수 있다.

통근항공망이 완결될 때에는 서울으 한쪽 끝에서 혼잡한 도심을 거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도 다른쪽 끝으로 이동할수 있게된다.

또한 위성도시의 통근자들도 연계된 통근항공기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을 보다 쉽게 할수있게 된다.

현재 서울의 자동차 대수가 200만대를 넘어선지가 1년이 넘었고
서울시내의 통행인구가 하루에 3,000만명이 넘는 정도이고 보면 비상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인 것만은 확실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