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민봉사는 직원만족에서 시작된다"

직원만족경영이 공무원사회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해외연수의 기회가 크게 늘어나고 배낭여행,연중휴양소 확보등 일반 민
간기업에서 실시하는 직원후생복지사업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대민봉사"에 앞장서는 공무원들도 자신의 직장과 직업
에 보람을 느낄때 진정한 봉사가 나온다는 판단에 따른 것.

더욱이 민선자치단체장이 본격적으로 행정일선을 맡게되면서 민간기업이
실시하는 "내부고객만족경영"이라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추세가 두드러지고있
다.

일선 자치구들이 가장 많이 실시하고 있는 분야가 해외배낭여행지원과
연수기회 확대.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외국의 자치제를 둘러보고 스
스로 경험을 넓힐수 있도록 하자는 일석이조의 취지에서 급속히 늘고 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들은 올해 각각 1백-2백명씩 해외배낭여행을 지원
할 계획이다.

여행비의 80-90%에 해당하는 1백만원정도의 경비를 각각 지원한다.

송파구(구청장 김성순)는 이같은 해외나들이를 통해 행정에 도움을
받은 케이스. 사회전반적 상황을 한 눈에 알수있는 "사회미래지표"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송파구는 자료보완을 위해 해외여행자들을 파견했다.

미플로리다주 잭슨빌이라는 소도시를 방문한 직원 3명의 여행보고서를
통해 도시미관,청소,자원봉사등 각종 사회상황을 수치로 나타내는 미래지
표의 활용실례를 배운 것이다.

직원 MT(멤버쉽 트레이닝)도 민선시대후 달라진 풍속도의 하나다.

자기직장에 만족감을 심어주고 동료간 유대감을 강화하기위한 방안으로
공직사회가 민간기업으로부터 "벤치마킹"한 사례다.

서대문구(구청장 이정규)는 한마음수련회라는 MT프로그램을 지난해 부
터 시작,올해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1회 2백명씩 상반기에만 3회를 실시하는 서대문구 전원배총무과장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더라도 공직사회라는 분위기상 서로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룻밤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 이야기하다보면 자연스
럽게 가까워지고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직원가족만족경영"도입의 바람도 거세게 불고있다.

연중휴게소,하계휴게소를 마련,직원들이 가족 동반여행을 손쉽게 할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고 있는 것이다.

각 자치구별로 전국에 콘도 이용권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서초구는
아예 구립 휴양소를 건립하기위해 부지를 물색중이다.

서울시도 속초에 자체 휴양소를 지금 건설중이다.

마포구청에 근무하는 오승준씨(38)는 "차비만 들이면 콘도이용권으로
유명한 곳은 다 갈수 있다"며 "부모님을 모시고 편안히 휴가를 즐길수
있어 가족들이 매우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색 시설물을 설치해 직원들의 근무시간에 쌓인 스트레스를 쉽게풀도록
도와주는 자차구도 늘고있다.

용산구청이 청사내에 마련한 "직원 노래방",송파구청이 시설을 갖춘 "포
켓볼당구장"이 대표적인 예다.

종로구(구청장 정흥진)는 매주 금요일 일과시간후 구청내 식당에서 "종
로사랑방"이라는 행사를 연다.

동료직원끼리 모여 간단히 술한잔과 담소를 즐기는 시간이다.

간단히 짬을 내 업무로 쌓인 긴장감을 풀고 근무효율을 높이자는 것이다.

현재 공무원들이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은 "직장탁아소"의 설치.
서울시청만 직장탁아소를 운영하고 있을뿐 자치구에서는 재정과 장소문제
로 엄두도 못내고 있다.

맞벌이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민간기업에서는 직장탁아소 설치가 붐을 이
루고 있는 것과 발맞춰 이같은 바람도 곧 공무원사회에 불어닥칠 전망이다.

서울시 이상진내무국장은 "직원만족경영이 행정에 경영마인드도입이
늘면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며 "민간기업보다야 못하지만 가뜩이나
위축된 공무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