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건강상태가 나빠지고 있다.

본래 발모양과 상관없이 멋을 내기 위해 볼좁고 굽높은 구두를 신어
발이 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모양 역시 기형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발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굽이 낮고 볼이 넓은 편안한 신발을
선택해 신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발이 변형됐을 경우 적합한 신발을
처방받아 신으면 만족한 교정효과를 거둘수 있다.

건강한 발은 발목과 발가락의 근육이 구부리는 힘과 펴는 힘에서
균형을 이루고 발가락이 곧고 바르며 관절을 움직이는데 장애가 없는
발이다.

서있을 때는 엄지발가락 앞쪽, 새끼발가락 뿌리(뒤쪽) 뒤꿈치 등
3지점에 체중이 고루 실리고 뒤꿈치가 발바닥을 이등분한 중심에
있어야 한다.

건강하지 못한 발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으로
기우는 무지외반증으로 부적절한 신발이 주된 원인이다.

한양대 의대 박시 교수(재활의학과)는 "힘줄은 고무줄처럼 자꾸
오무라드는 성질이 있는데 굽높은 하이힐이나 앞볼이 좁은 구두를
오래 신으면 엄지발가락을 위아래로 구부리는 힘줄이 짧아져 엄지발가락
뿌리부분이 자꾸 삐져 나와 무지외반증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이밖에 발목 뒤의 아킬레스건이 짧거나 관절이 너무 유연한 사람에게도
이런 변형이 잘생긴다.

무지외반증에 횡궁(발의 뼈들이 옆으로 아치모양을 이룬 것)까지
무너지면 엄지발가락이 약간 위쪽에서 둘째 셋째 넷째 발가락을
압박, 이들 발가락의 뿌리부위에 마찰이 생겨 물집이 생기거나 못이나
티눈이 박힌다.

발변형으로 경미한 염증이 생겼을 경우에는 스폰지를 염증이 생긴
부위에 대주면 한결 가뿐해진다.

엄지발가락과 둘째발가락의 사이에 두꺼운 스폰지를 끼워주면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방지할수 있다.

이보다 심한 경우에는 고무제품 밴드보조기 플라스틱보조기 등을
이용해 발가락이 휘어진 것을 교정한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발가락모양이 정상을 되찾도록 못과 티눈을
제거하고 뼈구조를 교정하는 수술을 실시한다.

최근 재활의학및 족부정형외과학에서는 적합한 신발처방을 발변형의
중요한 치료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종궁(발의 뼈들이 앞뒤로 아치모양을 이룬것)의 안쪽이 무너진
경우 이부분에 두꺼운 패드를 대어 주상골(복숭아뼈 위에 있는 튀어나온
뼈)을 위로 당기는 힘줄을 받쳐준다.

발중간의 횡궁이 무너져 못이 생긴 경우에는 낮은 삼각뿔 형태의 패드를
신발안창의 둘째 셋째 넷째 발가락의 뿌리에 붙인다.

또 신발 뒤축중 한쪽만 닳았을 경우에는 발목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
닳은 쪽의 신발 안창에 쐐기모양의 패드를 대주게 한다.

최근엔 컴퓨터를 이용해 걸어갈때 발바닥이 닿는 압력을 측정한후
한쪽으로 쏠린 압력이 고루 분산되도록 신발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런 신발엔 충격흡수력이 뛰어난 코르크나 스포츠용으로 개발된
포디아테크소재가 안창으로 쓰인다.

박교수는 "사람은 걸을때 발의 충격이 뒤꿈치에서 발중간을 거쳐
앞꿈치로 분산돼야 하는데 발에 기형이 온 경우에는 특정 부위에만
충격이 누적돼 짧은 거리를 걸어도 고통이 따른다"며 "변형된 발은
전문가들이 처방해주는 신발을 신음으로써 효과적으로 치료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굽높이가 3cm 이상인 신발은 발앞쪽에 체중이 실리게 하고
통굽구두는 보행시 충격이 척추와 뇌에 미치므로 이런 신발을 신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외출했다 귀가해서는 따뜻한 물로 씻은후 발가락의 관절과
끝부분을 마사지 해줄 것을 권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