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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6일자) 졸속세법 더이상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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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행된지 4개월이 채 되지 못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나왔다.

    저소득 계층에 대한 세액공제와 2인이하 가족에 대한 인적공제를 늘리고
    퇴직소득 세액공제제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재경원은 이 개정안을 오는6월 임시국회에 올려 지난 1월분부터 소급
    적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득세법 개정은 지난 94년에 바꿔 올해부터 시행한 현행 소득세법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다.

    아무런 보완장치도 없이 최저세율을 올려 결과적으로 가족수가 적은
    저소득층만 세금이 작년보다 늘어나는 꼴이 된게 현행 소득세법이다.

    평균 20%정도 세금이 줄어들게 세법을 고치면서 유독 저소득층만 세금을
    늘린 잘못, 그것이 드러난 이상 하루 빨리 바로 잡는 것은 당연하다.

    그로 인한 세수차질이 얼마나 되든 시정조치는 불가피하다.

    이번 소득세법 개정은 해마다 바뀌는 세법을 정부나 국회에서 얼마나
    졸속으로 다루고 있는지, 세수 추계와 예산편성이 얼마나 주먹구구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엿볼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근로소득세 납세자는 1,000만명을 웃돈다.

    납세자수가 많은 만큼 쟁점화할 가능성도 가장 많은 세금이고, 따라서
    세제 관련 공무원이나 국회의원들도 당연히 가장 신경을 쓰는 세금이다.

    바로 그런 세금을 손질하면서 저소득자부담은 늘고 고소득자부담은 줄게
    만들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렇게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었을리는
    전혀 없다고 볼때, 다른 세제는 오죽하겠느냐는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관념적인 법률들과는 달리 세법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법률들이 너무 졸속으로 무성의하게 만들어지지 않느냐는 우려를
    갖게 한다.

    94년 정기국회에서 개정돼 시행하기까지 1년이란 기간이 있었지만
    근로소득세의 문제점을 미리 파악, 시정하려는 노력이 정부와 국회 어느
    쪽에서도 전무했다는 점에서 그런 우려는 결코 기우가 아니다.

    이번 소득세법 개정으로 인한 세수감소는 3,500억원 정도라는게 재경원
    추계다.

    전체 나라살림살이 규모의 1%에도 못미치는 금액이니 별것 아니라고 할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예산편성시점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3,500억원의 세수차질이 빚어져도
    별 지장이 없다면 애당초 세수추계가 잘못됐거나 뭔가 문제가 있다.

    연간 예산증가 규모로 봐도 그렇고, 작년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여-야가
    줄다리기 끝에 삭감한 액수(410억원)를 감안하더라도 3,500억원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이번 소득세법개정은 따지고 보면 드러난 문제점을 서둘러 해결하기 위한
    임기응변적 조치라고 볼 수 있다.

    가족수에 따른 인적공제차등이나 세액공제율을 소득수준에 따라 달리한 것
    등은 항구적인 제도로서는 문제가 없지않다.

    오는 9월 정기국회때는 세법전반을 다시 손질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재경원이 근로소득세 상속세제 등을 고치겠다고 밝힌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졸속하게 만들어 또 땜질을 해야 하는 해프닝이 없도록 지금부터 충분히
    연구 검토하길 바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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