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행당동에서 중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박모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학원 수강 과목을 3개에서 2개로 줄였다.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영어학원 수강료까지 인상된다는 소식에 해당 과목을 끊기로 한 것이다. 박씨는 “수학·과학은 학원을 계속 다니게 하되 영어는 저렴한 인터넷 강의로 대체했다”고 말했다.가계 소득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학부모들이 학원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12일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 참여율은 2024년 80.0%에서 2025년 75.7%로 낮아졌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소득 전 구간에서 사교육 참여율이 감소했다”며 “사교육 수강 목적 가운데 학교수업 보충과 선행학습 부문이 줄어든 점이 참여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강화된 학교 돌봄 기능학교의 돌봄 기능을 강화하는 정책이 ‘돌봄형 사교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초등학생들에게는 태권도·피아노·미술학원 등이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학이 되면 이들 학원에서 점심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정부는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초등학교 1학년의 돌봄교실 참여율은 2025년 81.2%에서 2026년 83.7%까지 높아졌다.이번에 발표된 학교급별 사교육비 총액을 보면 초등학교는 12조2000억원, 중학교는 7조6000억원, 고등학교는 7조8000억원이었다. 초등학생 사교육 감소폭이 7.9%로 가장 컸고, 고등학교(4.3%), 중학교(3.2%)가 뒤를 이었다.◇사
12일 통과된 학원법 개정안은 유아 대상의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돼 이르면 오는 9월 중순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유아 대상 레벨테스트 문제는 지난해 교육부가 영유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처음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교육·인권 전문가들이 참여한 ‘7세 고시 국민고발단’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자 교육부는 유아 영어학원 레벨테스트 실태의 첫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8월 레벨테스트 규제 필요성을 공식화했고, 같은 해 9월 24일 국회에서는 이를 금지하는 학원법 개정안이 발의됐다.다만 유아가 학원에 등록한 이후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교육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관찰, 면담 방식의 ‘진단 행위’를 하는 것은 허용한다. 진단 행위의 구체적 기준과 절차, 방법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또 이날 본회의에서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교육감 선거에도 적용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를 위반하면 징역형이나 벌금형,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