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기업들의 입사 전형에서 외국어, 특히 영어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입사조건으로 일정점수이상의 토익점수를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고 면접시
영어회화 능력을 테스트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또 영어는 입사때만 아니라 입사후의 승진과 인사고과에도 반영되고 있어
경쟁시대의 "생존조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해운은 지난번 신입사원 공채때 토익점수 750점
이상을 요구했다.

이에 응시인원 490명(채용인원 50여명)중 32%에 해당하는 160명정도가
토익성적 증명서를 제출, 제출자 평균점수가 800점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대부분 국내 대기업은 토익점수 700점대이상이면 입사지원시 좋은 평가를
주고 있다.

지난해 전체 지원자의 25%가 토익성적을 제출한 쌍용그룹의 인사담당자는
"550점부터 900점대까지 점수분포가 다양했으며 그룹전체 평균점수는 680점
으로 나타났다. 700점 이상이면 무난한 점수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토익성적은 승진과 해외주재원 발탁등 인사고과에도 반영되고 있다.

대우는 "승격자격제도"를 도입해 해외주재원발령 대상자에게 토익 730~
855점을 요구하고 있다.

LG상사에서 대리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토익점수 550점, 부.차장은 575점이
돼야 한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토익점수는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입사에서 승진까지 날로 중요성을 더해가는 영어, 그 중에서도 토익을
어떻게 정복할 것인가.

"영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한국 토익위원회 김창수 사무국장은 "외국어 습득은 다른 어떤 것 이상으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듣기 능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 만큼
평소에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토익관련 교재나 비디오 등 영상매체를 반복해
들음으로써 영어의 연음이나 억양이 자연스럽게 귀에 익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익은 1분당 사용단어가 150개로 스피디한 시험이기 때문에 "빠른 영어"에
적응돼 있지 않은 사람은 고득점을 기대할 수 없다.

"빠른 영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이 듣고 읽어 영어에 대한
공포감을 줄여야 한다.

공인 토익성적 930점의 LG유통 기획팀 윤지인씨(24.여)는 "영자 신문이나
영자지를 구독해 쉬운 문장부터 큰 소리로 읽는 것이 영어구문에 익숙해지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 처음에는 잘 "안들렸지만" AFKN 뉴스 프로그램 등을 꾸준히 듣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어청취력이 향상됐다고 한다.

토익은 시험준비도 중요하지만 시험요령에 따라서도 상당한 점수 차가
생긴다.

한진그룹 홍보실의 신무철과장(공인 토익성적 930점)은 "시험 전에 되도록
많은 문제풀이를 통해 문제유형이나 시간안배 등에 대한 감각을 익혀놔야
한다"고 말한다.

토익은 120분동안 200문제를 풀어야 하는 "마라톤 시험"이기 때문에
집중력 유지가 중요하다.

그는 모의고사 풀이시 듣기 시험도중 중간에 끊지 않고 100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연습을 통해 집중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한다.

토익 고득점자들은 나름대로 독자적인 공부방법을 개발해 그것을 자신의
몸에 체화시킴으로써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개발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만이 토익
고득점의 지름길이다.

< 손상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