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거가 끝났다.

우리증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주가의 발목을 죄던 총선이후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

경기연착륙의 가능성도 커지고 시중자금사정도 넉넉하다.

종합주가지수도 오랜동안 박스권조정을 거쳐온 터라 어디론가 탈출할
움직임이다.

돌출악재만 없다면 주가는 상승세로 탈수 있는 분위기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은 선거이후 2.4분기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점치고있다.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돌파하는것은 물론 1,000선이상도 기대할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우선 결과야 어떻든 총선거가 완료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해소됐다는 점이 상승세전환의 계기로 꼽힌다.

총선결과가 단기적으로 시장을 교란시킬수는 있지만 정국구도가 고정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따라서 기관또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의욕이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제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산업은행이 7.1%의 예상치를 7.6%로 조정했고 금융연구원도 7.0%에서
7.4%로 경제성장률을 높게 잡았다.

실제로 유화업종의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증가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물가도 5%내외로 안정세이고 국제수지도 개선되는 추세다.

세계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나라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여준다.

자금사정도 여유롭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2.4분기동안 총통화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14%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수익률의 하향안정이 예상되는 상태에서 2.4분기동안 채권만기도래분과
주식배당금등이 약7조원에 달해 이가운데 상당부분이 높은 수익률을 찾아
주식시장에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수급여건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상반기 주식공급물량이 1조8,769억원으로 6개월단위로 볼때 지난93년
하반기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정부의 공급억제책이 유지되고 있는데다 감소세를 보이던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의 매각잔고도 지난달 증가세로 돌아섰다.

오랜기간동안 박스권조정으로 물량소화를 해온 만큼 종합주가지수 890대의
매물벽도 거뜬히 돌파할수 있는 여건은 돼있다.

오는 5월3일 주가지수선물시장이 개설되면 대형주에 대한 수요도 촉발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돌발악재나 수급상의 변수로 주가의 상승세전환이 힘들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억지로 순매수를 유지해온 기관들의 매수물량이 매도압박을 줄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 비무장지대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의 움직임같은 돌발악재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

무려 3조원가까이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무상증자와 주식배당물량도
수급상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어쨋든 전문가들은 경기와 수급여건의 호전으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중소형주보다는 경기관련대형주에 관심을 둘것을 권하고 있다.

PER(주가수익비율)이 낮은 수출관련주나 지수관련대형주의 상승여력이
높기때문이다.

1.4분기동안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앞으로는 대형우량주들이 시장에
주도주도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단기매매보다는 기업내용을 봐가며 우량주에 대한 장기투자를 해야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