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일을 정신없이 보고 있는 오후 느지막한 시간에, 총무과 이원표
사원이 "차나 한잔 하시죠?"하며 다가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후배사원의 뜻밖의 제안인지라 조금은 당황했지만
기분좋게 받아들였다.

시원한 아이스커피와 함께 후배사원이 꺼낸 이야기는 축구에 대한
것이었다.

요즘 한창 무르익고 있는 2002년 월드컵 유치나 국내프로축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필두로 이것 저것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중 후배사원은 갑자기 "자신의 건강을 유지시키고 회사내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응집시키는데 축구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자신의 동호회 설립의욕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 또한 공감했다.

휴배사원과 의기투합하여 축구동호회 발기를 모의했고 그때부터
축구동호회의 행보가 시작되었다.

김종국 과장이 이끄는 기술본부 회원들과 권진상 과장의 관리본부,
민원겸대리가 이끄는 영업본부를 비롯하여 특수사업본부, 각 영업소까지
합세해 전부서에 걸쳐 동호인을 확보하였다.

더불어 "SMT (서울이동통신) 아톰축구단"이라는 동호회 명칭과 유니폼,
마스코트 등을 제작하였다.

작년 그토록 무덥던 7월30일 서울 상계동 신상중학교에서 동아제약
축구단과의 데뷔전에서 3대2라는 힘겨운 승리를 쟁취하는 쾌승을 일궈내
순조로운 출발을 만방에 알렸다.

짙은 땀내음과 열정이 한데 엉켜 서로의 의기를 투합하는 장이었다.

축구동호회는 매주 경기를 갖는다.

우리는 서울이동통신 동호회 가운데 가장 큰 인기와 명실상부한 자리매김
으로 향후 2000년대에 가서는 서울이동통신그룹의 계열사격인 프로축구단을
창단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품고 있다.

또한 2002년 월드컵대회를 대한민국에서 개최할수 있도록 온몸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한편 이러한 야망 못지않게 아톰축구단이 해결해야할 과제가 아직도
남아 있다.

그것은 바로 전용구장 확보문제지만 그렇게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더위와 강추위속에서도 땀과 열기를
발산시키는 우리 "SMT 아톰축구단"회원들은 넓은 축구장만큼 관대와
아량을 발휘할줄 알며, 자그마한 공을 다루는 기술만큼 정교하고 빈틈이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