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화물에 이어 국내화물에 대해서도 컨테이너를 이용한 수송을
추진하고 있는 건설교통부가 국내화물용 컨테이너의 표준규격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31일 건교부에 따르면 국내화물의 컨테이너화를 통한 일관수송체제
구축방안으로 해운산업연구원(KMI)에 국내컨테이너 표준규격에 관한
연구용역을 의뢰했으나 KMI가 건교부가 자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안과는 다른 안을 제시,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KMI는 연구결과 보고서에서 현행 소량화물 중심의 자가화물자동차의
비효율적인 운행으로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있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육상.
해운.철도수송 등 수송수단간 연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국내화물의
컨테이너화가 시급하다며 컨테이너 표준규격으로 8푸트(ft)와 12ft를
제시했다.

KMI는 8ft와 12ft를 채택하도록 권유한 것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화물
수송용 표준팔렛(1.1mx1.1m)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표준팔렛 4개가 들어가는 8ft형 컨테이너의 경우 컨테이너 바닥이용률이
91%에 이르고 표준팔렛 6개를 채울수 있는 12ft형의 바닥이용률도 89.7%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KMI는 8ft와 12ft형 컨테이너 각 1개씩을 조합할 경우 규격이 20ft인
잡화수출입용 컨테이너와, 각 2개씩을 조합할 경우엔 40ft짜리인 통상적인
수출입용 컨테이너와 규격이 같아 국내화물의 수출입연계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건교부는 10ft형 컨테이너가 수출입용 국제표준규격인 20ft형
컨테이너의 절반이라는 측면에서 조합이 간단한데다 기존 트레일러
장비와의 연계성이 높아는 점에서 국내컨테이너표준규격으로 선호하고
있는 상태다.

건교부관계자는 "대한통운과 한진해운등 일부 업체가 10ft형 컨테이너를
사용하고 있는 점과 표준화측면에서는 10ft형 컨테이너가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표준팔렛과의 정합성면에서 보면 바닥이용률이 69.8%로 수송효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결함이 있어 표준규격 선정에 애로를 겪고있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상반기중 표준규격의 국내화물 컨테이너를 제작해 하반기부터
우선적으로 서울-부산간 수송화물의 컨테이너화를 시범 시행할 계획이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