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판매망을 인터넷으로 묶는다"

현대자동차가 180여개국 디스트리뷰터들과 인터넷을 통해 기술정보를 교류
하는 인트라넷 구축에 나섰다.

디스트리뷰터는 판매도 하지만 AS도 책임진다.

때문에 차종에 대한 정확한 기술정보를 갖고 있어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줄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자동차가 자사 인터넷 웹사이트에 구축한 "테크니컬서비스"는 해외
디스트리뷰터들과 차종별 정비기술자료등 다량의 기술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주고 받을수 있도록 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팩스를 이용했으며 그나마 선진국 디스트리뷰터들은
디스켓에 담아 정보를 보내오기도 했으나 시일이 7~10일 정도로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 문제가 많았다.

테크니컬서비스는 특히 디스트리뷰터가 딜러를 통해 현지 고객들로부터
받는 각종 주문사항을 본사에 전달할때도 효과적으로 이용된다.

해외 디스트리뷰터가 고장진단기기로 뽑은 결과를 인터넷을 통해 본사에
보내오면 이를 분석해 인터넷으로 다시 해결책을 보내 주는 것.

이들 정보는 현대자동차에 이미 구축된 사내통신시스템인 이미지를 통해
공장으로 보내져 차종의 개선및 신차종개발에 활용된다.

해외에서의 보증수리 발생비용에 대한 수리명세서도 지금까지는 디스켓이나
문서형태로 받아 왔으나 테크니컬서비스로 인터넷을 통한 처리가 가능해졌다.

이 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빨리 보증수리비를 송금해 줄수 있게 돼 해외
디스트리뷰터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테크니컬서비스의 실시로 각종 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가 손쉬워졌고 화상및
음성정보까지 교류할수 있어 업무처리 효율을 높일수 있게 됐다는게 회사측
평가이다.

이외에도 팩스와 전화요금을 줄이는 부수효과도 얻고 있다.

수출정비지원팀만해도 연간 억단위에 이르는 팩스와 전화요금을 써왔다는게
회사측의 설명.

테크니컬서비스를 총괄하는 해외사업본부 김중걸 수출정비지원팀장은
"미국 영국 독일등 일부 선진국에 테크니컬서비스가 가동중"이라며 "올해
50여개국으로 서비스를 늘린뒤 차츰 전세계 180여개국으로 확대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현대가 테크니컬서비스에 나선 것은 해외선진업체에대한 벤치마킹에서
비롯됐다.

김팀장은 "미국의 포드사나 독일의 BMW사는 이미 이같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그들과 경쟁해 이기려면 그에 못지 않은 시스템을 가져야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테크니컬서비스는 접속ID와 비밀번호를 모르는 외부인들은 이용할수 없도록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는 테크니컬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을 다른 업무에도 점차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해외출장을 가는 직원들이 현장에서 노트북PC로 인터넷을 통해
리포트를 작성해 보내도록 할 예정이다.

또 해외 디스트리뷰터의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출장가는 직원들도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수 있도록 해 서류더미를 가져갈 필요가 없도록 할
계획이다.

김팀장은 업무에서의 인터넷 활용이 확산되면서 직원들에 대한 인터넷교육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회사차원에서도 이를 지원키위해 전사원에 인터넷 ID를 지급키로 했다.

또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사내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인터넷 전담팀구성을
추진키로 했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