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남북교역이 보다 활성화되면 필연적으로 북한과의 상사분쟁도
빈발할 것입니다.

이에 대비해 북한과의 상사중재 채널을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올가을
ICCA 총회에 북한의 국가중재부 대표를 초청한 것입니다"

22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대한상사중재원의 이순우 원장은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릴 ICCA (국제상사중재협의회) 총회에 북한 인사를
초청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ICCA 총회 개최 의미와 현재 추진 상황은.

"ICCA는 상사중재분야에 대해 UN의 자문역할을 하는 비정부간 기구로
이번 총회는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2번째 유치되는 행사다.

현재 30개국 1백43명이 참가 신청했는데 예상 참가 인원은 4백명이다.

특히 북한측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러시아 중국 등에 협조를 부탁해
놓고 있다"

-지난 30년간의 클레임 처리실태와 최근의 특징이 있다면.

"중재원 창립이래 지금까지 접수된 클레임은 모두 1만2천64건인데 해를
거듭할 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클레임의 원인으로는 품질불량이 가장 많고 대금미지급 선적지연 등이
주종을 이룬다.

지역별로는 최근 중국과의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기업과 거래할 때는 계약서에 반드시 중재조항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중재원 운영재원조달에는 애로가 없는지.

"금년의 경우 예산규모가 21억2천만원인데 운영기금이자 9억원과
무역진흥기금 8억6천만원 국고보조 2억원 자체수입 1억6천만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무역진흥기금이 폐지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새로운 재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18일로 취임 2년째를 맞은 이원장은 "중재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분쟁없는 사회를 만들어 명랑한 기업풍토를 조성하는 것" 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계약서에 중재조항삽입을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