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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칼럼] 땅 .. 이기한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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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은 경제적으로 생산의 요소이자 장소를 제공하는 재화이다.

    땅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을 울게 하고 웃게도 한다.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전쟁이 세계 곳곳에서 치러졌다.

    중세 봉건제도하에서는 신분적 지위가 토지지배와 결부돼 영주라는 계급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땅은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설가 박경리씨는 땅을 주제로 총15권에 달하는 대하소설 "토지"를 썼다.

    이 책은 지주계층이었던 최씨 일가의 가족사를 땅의 흥망성쇠에 중점을
    두어 폭넓게 그려내고 있다.

    수많은 "졸부"를 탄생시키기도 한 이같은 땅이 최근들어서는 중소기업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또 땅을 즐겨 담보로 잡았던 금융기관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왜 그럴까.

    꾸준히 치솟기만 하던 땅값이 떨어지거나 제자리 걸음을 해서이다.

    일전에 만난 어느 중소기업인은 이렇게 하소연했다.

    "담보로 집어넣은 땅값이 하락했다고 은행이 추가로 담보를 더 집어넣든지
    아니면 대출금의 일부를 상환하라고 야단이다. 공장을 확장하다보니 오히려
    돈을 더 빌려야 하는데 기존 대출금을 줄이라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다름
    없다"

    금융기관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채권확보를 위해서는 담보물건을 챙겨야 하는데 담보물건이 계속 떨어지니
    마음 편할리 없다.

    은행도 돈을 빌려주고 떼이지 않아야 되는 장사가 아닌가.

    땅값은 지난 92년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 왔다.

    건교부가 발표한 "95년 지가동향"을 보면 전국 땅값은 92년 1.27% 93년
    7.38% 94년 0.57%가 떨어졌다.

    95년에는 0.55%가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땅값 하락으로 환금성도 없어졌다.

    이들은 부동산에 대한 버블이 없어져 "부동산은 이제 더 이상의 신화를
    낳지 않는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땅값의 하락세는 바람직한 현상인데도 불구, 중기인들을 질곡으로 몰고있는
    아이로니가 발생되고 있는 것이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부동산이 담보기능을 하는 것은
    4~5년이 지나면 제로상태가 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대법원이 최근 내린 "임금 퇴직금채권 우선변제" 판례를 감안한다면
    이같은 담보가치 소멸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때문에 금융기관은 부동산 담보관행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된다.

    신용대출이나 기술담보대출등 채권확보를 위한 담보권에 변화가 와야
    한다는 얘기이다.

    이같은 무형의 신용을 담보로한 금융대출은 중소업계가 주장해 왔던
    바람직한 대출모습이다.

    그런데도 중기인들은 은행에서 당장 추가담보를 내라고 독촉을 하니 못살
    지경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중기인들은 정부의 특단의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당장 담보잡힌 땅을 팔아 대출금을 상환하고 싶어도 땅값 하락으로
    팔리지도 않는데다 설혹 팔린다 해도 양도세등 세금부담이 가중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란다.

    금융기관으로 부터 빌린 돈을 갚기 위해 기업부동산을 정부가 사주고 세금
    을 감면해 주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소업계는 이런 특단조치가 불가능할 경우 금융기관이 자기 입장만을
    고집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중소업계의 희생위에 금융기관이 컸다는 견해를 펴기도 한다.

    금융기관이 빌려주는 대출금리를 보면 대기업의 경우 10% 안팎이나
    중소기업은 17~18% 이상에 이른다.

    대기업의 거의 배에 가까운 금리로 은행을 살찌우게 했다는 것이다.

    사실 중소기업은 신용도에 따른 가산금리 꺾기금리 기간연장금리 담보설정
    비용 지급보증료 등을 추가로 물어야 한다.

    이들 가산금리는 대기업 우대금리의 거의 2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외국에 비해 높은 금리인데다 대기업보다 더 많은 금리를 부담
    해야만 한다.

    최근 전경련이 내놓은 "한.일간의 제조업 금융비용부담"을 보면 국내 주요
    제조기업의 90~94년 매출액대비 금융비용은 5.74%로 일본의 1.74%에 비해
    3.3배나 많았다.

    또 차입금의 평균이자율도 한국은 같은기간 12.08%로 일본의 5.11%에
    비해 2.4배나 됐다.

    국내 중소기업은 이같은 불리한 금융환경에서도 국가경제의 초석으로 해외
    시장개척의 첨병으로 제몫을 다해 왔다.

    이 사실을 정부는 물론 금융기관들은 잊어서는 안된다.

    땅은 생산의 요소이다.

    따라서 이로인해 금융기관과 중소기업이 괴리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땅을 가지고 더이상 중소기업을 구속해서는 안된다.

    땅을 매개로한 대출관행은 버려야만 한다.

    그래야 중소기업이 살아날수 있지 않겠는가.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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