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문화회관 서점 전통찻집등 여러 문화시설을 고루 갖춘 도심사찰이
탄생해 눈길을 끈다.

승보사찰인 송광사의 서울분원 법련사(회주 현호스님)가 94년 2월 중창불
사를 시작한지 2년여만에 공사를 마무리하고 최근 경복궁앞 사간동에 새로
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74년 신도로부터 기증받은 한옥에서 개원법회를 갖기 시작한 법련사가
20여년에 걸친 준비끝에 마침내 도심사찰의 한 전형으로서 재출범한 것.
특히 이 일대는 최근 들어 "문화의 거리"조성 움직임이 활발한 지역으로
경복궁을 마주하고 갤러리현대등의 화랑들이 밀집해있는 새로운 문화명소.
이에따라 1600년 한국불교문화의 정수를 담아내려는 법련사의 변신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부의 전통사찰 모습과 내부의 초현대식 구조가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된
법련사는 지상3층 지하2층 건물로 연건평 1,250평규모.지상1층에 지장전과
서점.전시공간,2층에 문화회관 시민산방 연구실이 자리하고 있으며 지상3층
에 들어설 대법당(120평)과 종각은 현재 마무리공사중이다.

또 지하1층에도 불일미술관 학생회관 전통찻집등의 문화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법련사 회주 현호스님은 "불교문화재가 전체 국가문화재의 70~80%를 차지
하는 현실에서 전통문화를 가꾸고 계승하는 일은 사찰의 가장 막중한 책임"
이라며 "송광사가 수행도량의 전형이라면 법련사는 포교도량의 새로운 전형
이자 도심포교당의 본보기로서 불교문화 선양과 포교를 위해 힘쓸 것"이라
고 밝혔다.

법련사는 또 불교문화 알리기 첫작업으로 경내 불일미술관에서
4월2일까지 조선말부터 근세까지 한국불교의 법맥을 이어온 경허
만공 만해 효봉 탄허 성철스님등의 유묵 108점을 전시하는 "근세고승유묵전
"을 연다.

아울러 3개월과정의 "불일문화강좌"와 "불일교양대학"을 개설,"불교미술의
이해""좌선의 생활""사진의 미학""도자예술"등을 강의하고 있다.

한편 마무리 탱화작업중인 대법당은 4월25일께 점안식을 갖고 불상을 봉
안,개방하게 된다.

한국불교 1600년을 상징해 1600근의 철로 만들고있는 범종은 8월14일 완
성 예정. 83~91년 송광사주지를 역임한 현호스님은 법련사 중창불사가 거
의 마무리돼 사찰주지에서 회주(사찰의 일을 주재하는 사람)로 자리를 옮
겼다며 법련사 중창의 취지에 공감하는 새 주지스님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