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의 소리"를 추구해온 작곡가 백병동씨 (서울대 교수)의
회갑기념 음악회가 17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에서 열린다.

"백병동 회고전-40년간의 작품궤도"라는 이름의 이 음악회는 백씨의
제자 모임인 운지회가 한국 현대음악 작곡이라는 어렵고 고단한 외길을
걸어온 스승의 회갑을 맞아 그 음악세계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마련한 것.

첫째 마당 (오후 4시)은 피아노곡과 가곡, 둘째마당 (오후 7시)은
국악과 실내악의 대표작으로 꾸며진다.

피아노곡은 "송해섭주제에 의한 7변주곡" "연계" "피아노를 위한 운 2번"
"소나테소노르", 가곡은 "빨간 석류" "물수제비" "귀천" "강강술래" 등.

국악은 "정취" "환명" "담즙" "사잇소리", 실내악곡은 "조그마한 밤의
노래" "플루트를 위한 운 6번" "제2현악 4중주" 등이 연주된다.

피아노 김재미 홍은경, 소프라노 진정원 박은옥, 가야금 이지영 김희정,
플루트 이소영 등 중견연주자 37명이 출연한다.

이번 음악회는 그가 60년대 조성음악으로 시작, 70년대 서구현대음악에
대한 탐구와 시련기를 거쳐 운 시리즈로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해가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게 된다.

일반인에게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백병동의 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

백씨는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한뒤 독일에서 윤이상씨에 사사한
하노버악파의 한사람.

그의 음악은 "감성의 미묘하고 섬세한 울림을 동양적 음을 통해
표출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연주장밖 로비에서는 그의 대표작 23곡이 담긴 CD 2장, 악보집 2권,
그의 음악세계를 다룬 논문자료집 "소리의 실체를 찾아서" 동료와
제자들의 백병동론을 모은 산문집 "소리의 사제"가 전시되고, 첫째와
둘째마당 사이에 "소리의 사제" "소리의 실체를 찾아서"의 출판기념회도
펼쳐진다.

문의 275-7305.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