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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금융계, '리스트럭처링 바람' .. 감원/임금동결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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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금융계에 리스트럭처링(사업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일본에서는 수많은 은행이 대대적인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지점 통.폐합 계획이나 임금동결, 능력급제 도입 등을 밝힌 은행도 적지
    않다.

    일본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인 후지은행의 하시모토 토루행장은 지난 20일
    관리직 행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발언은 금융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금융계가 올해는 임금을 동결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여러 은행에서
    임원들이 보너스를 반납하고 있는 실정이긴 하지만 지난날 어느 은행도
    한번 올려 놓은 임금을 깎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후지은행의 관리직 임금삭감 방침은 일본 금융계가 처한 다급한 실정을
    대변하고 있다.

    21개 주요 은행들은 정부의 주택금융전문회사(주전) 처리 방침에 따라
    3월말 결산에서 사상최대금액인 8조엔의 부실채권을 상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6개 은행이 무더기로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대적으로 부실채권을 상각하고 나면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져 국제신용이
    더욱 추락할 수 있다.

    이에 은행들은 우선주나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이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출 예정이다.

    은행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정부가 국민들의 세금인 공공자금으로 부실채권문제를 해결키로 결정한뒤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터이기 때문이다.

    일본 은행들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무엇보다 감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21개 주요 은행들이 밝힌 감원 규모는 앞으로 4년간 1만명에 달한다.

    후지은행은 98년3월까지 3년동안 전체 종업원의 12%에 해당하는 1천8백명을
    줄이기로 했다.

    스미토모은행은 지난해 6백명을 줄인데 이어 올해 7백명을 추가로 감원할
    예정이다.

    투자손실을 은폐한 탓에 금년초 미국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당한 다이와
    은행은 올해부터 4년간 2천6백명을, 종업원이 가장 많은 사쿠라은행은 올해
    1천2백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감원 방식은 대부분 신규채용 억제, 퇴직에 따른 자연감소, 자회사 전출
    등에 국한돼 있다.

    하지만 종신고용의 관행이 흔들리기 시작했음은 물론이다.

    감원은 지점 통.폐합과도 무관치 않다.

    4월중 합병될 예정인 도쿄미쓰비시은행의 경우 합병을 계기로 지점 6개
    (해외 4개, 국내 2개)를 폐쇄하는 한편 3년간 2천명을 감원키로 했다.

    스미토모은행은 93년이후 무인점포 이외에는 지점을 신설하지 않고 있으며
    92년이후 24개 지점을 문 닫았다.

    부실채권비율이 높은 홋카이도척식은행은 부실채권 상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본점 건물마저 팔기로 했다.

    또 일본장기신용은행은 미국 증권자회사 그린위치 캐피털 마켓스(GCM)를
    매각, 주력분야에 재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은행들은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의식, 단기대책도 내놓고 있다.

    인건비를 줄이는 조치가 바로 그것이다.

    후지은행은 1년간 관리직을 제외한 행원들의 임금을 동결하고 임원의
    경우엔 5-15% 감봉키로 했다.

    후지를 비롯, 다이와.홋카이도 등은 임원들에게 아예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사쿠라은행은 인건비 절감을 겨냥, 7월부터 총무직을 대상으로 연령급을
    폐지할 예정이다.

    근무연한이 늘면 자동으로 임금을 올려주는 현행 연공서열식 임금체제를
    수정, 부분적으로나마 능력급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채권은행은 차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
    이다.

    감원, 지점 폐쇄, 임금 동결, 능력급제 도입 등 일본 금융계의
    리스트럭처링은 일차적으로는 부실채권 상각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군살을 제거,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
    이기도 하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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