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내 필름시장을 두고 미국업계와 일본업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JFTC)는 일본 하시모토 총리의 방미를 이틀 앞둔 21일
코닥이 후지를 상대로 제기한 일본내 필름시장의 불공정거래 혐의를 조사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코닥은 이날 JFTC의 이같은 발표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필름
분쟁 협상을 지연시키려는 술책에 불과하다고 일축, 양사의 분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닥은 JFTC가 지난 92년에도 필름시장을 조사하며 반독점법을 엄격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아무런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JFTC의 이같은 방침은 오는 23일 하시모토총리와 클린턴미대통령의 정상
회담을 앞두고 전격 발표된 것이어서 반도체협정연장 등 양국의 현안 협상
에서 하시모토총리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코닥은 그동안 후지가 자국시장에 불공정거래관행으로 코닥필름의 일본
시장 진입을 막고 가격조작을 통해 막대한 이윤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무역대표부(USTR)에 조사착수 및 무역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후지는 가격조작 혐의를 강력히 부정하고 코닥이 오히려 일본내
필름가격조사결과를 의도적으로 왜곡발표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USTR에 제출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