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시론] 컴퓨터 공해시대 .. 유항근 <중앙대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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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급속히 성장하는 개인 컴퓨터시장과 관련하여 컴퓨터의 단순
이용자및 잠재적 이용자들에게 많은 시간적 물질적 낭비가 조성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이 말하는 21세기 지식-정보 산업시대 도래에 대비하여 정보
선진화에 뒤지고싶지 않은 욕구와 컴퓨터의 역할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에
세계적 컴퓨터관련 대기업들의 선전이 가세하여 많은 사람들이 현혹되고
있다.
그에따라 사람들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대
급부는 매우 적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컴퓨터가 우리에게 제공할수 있는 것은 효율의 증가인데,
효율의 증가에서 오는 한계이득은 체감하지만 이를 위한 한계비용은 체증
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초고속정보망 구축계획이나 또는 국제적 대기업들의 자체
필요에 의한 컴퓨터 관련용품의 개발은 일단 논외로 하자.
미국의 최대 인쇄출판회사인 R 도넬리회사에서 10년뒤에 발행될 잡지나
서적들을 위하여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에 대하여 제 3자가
간섭할 필요는 없다.
또한 일반 기업체에서 장부정리 서류작성 재고관리 등을 위한 컴퓨터이용도
논외이다.
왜냐하면 이경우 자체적으로 효율성검증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지난 10년동안 컴퓨터 관련산업에 투자한 비용에 비해
얻은 반대급부가 적어서, 미국의 생산성증가를 둔화시키는데 한몫하였다는
지적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때로 컴퓨터를 위한 컴퓨터시대에 살고 있다는 증후군도 볼수
있다.
특히 컴퓨터의 단순 이용자및 잠재적 이용자의 경우 컴퓨터 공해는 심각
하다.
최근 나온 "윈도우95"는 빌게이츠의 부를 위한 것인지, 사용자를 위한
것인지는 역사가 밝힐 것이다.
단순이용자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생산중단된 구형 386컴퓨터로 대부분의
작업을 할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값비싼 신형 586컴퓨터를 강요받고 있다.
운영체계도 과거의 단순한 도스(DOS)에서 "윈도95"를 강요받고 있다.
그 결과 이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르게 되었다.
그 반대 급부는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세계의 통신망에 접근하여 세계곳곳의 빠른 정보를 얻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만일 어떤 개인이나 기업이 무역과 관련된 국제정보를 시간을 다투어 얻을
필요가 있다면, 그 표현은 옳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순 이용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발간되는 뉴욕 타임스나 USA 투데이에서
우리는 아주 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수 있다.
그러나 한국내 USA 투데이 정기구독자는 약 400명, 뉴욕타임스 정기구독자
수는 이보다 훨씬 적다.
한국의 경제규모와 무역규모에 비추어 볼때 이러한 구독자 수는 한국인이
세계의 움직임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할수 있을 정도다.
아마 한국은 국제 정보기형아들이 사는 곳이다.
이들은 국내 신문은 전혀 읽지 않고 천리안에만 매달리는 정보기형아에
비유될수 있다.
그 다음의 피해자들은 컴퓨터의 잠재적 사용자들이다.
청소년들에게 컴퓨터는 오락기이상 별로 도움될 것이 없다.
우리가 "닌텐도 게임"을 컴퓨터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에 오락기로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잠재적 사용자 또는 대기 사용자라고 부를수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혹시라도 미래세대에 뒤질까봐 앞다투어 컴퓨터를
구입하고 또 학원에 보내지만 그들이 컴퓨터에서 얻을수 있는 것은 기대
이하이다.
컴퓨터를 이용해야 영어를 쉽게 배운다거나 산수문제를 쉽게 푼다는 것은
동의하기가 어렵다.
제일 큰 피해자는 이들 청소년들이다.
학문적 발전을 위하여 우주의 신비, 자연의 신비, 사회속의 나, 역사흐름
속의 나, 만물의 변천을 느끼고 꿈을 가꾸어야 할 시기에 하루 몇시간씩
오락기 앞에 앉아서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고난을 모르고 자란 세대, 용기와 인내를 모르는 세대, 그들은 오직 기계의
일부분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단순 이용자의 경우 정보화 시대는 다가오고 있는데 "컴맹"이라고 자학
의식을 느낄 필요는 없다.
급변하는 컴퓨터기능을 일일이 알 필요도 없다.
어차피 오늘날 유행하는 프로그램은 조만간에 사라져 버릴 것이며 앞으로
컴퓨터 이용체제와 용어가 통일되어 사용법이 극히 간단해졌을때 그 기능
들을 배우면 된다.
그러면 단순 이용자의 경우 얼마만큼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야 하는가.
한계이득과 한계비용의 경제논리에 비추어 생각하면 된다.
컴퓨터를 구입한후 석달뒤 그 기능에 익숙해졌을 때 투자한 시간적 물질적
희생이 충분히 보상될 만큼 편리함을 얻을수 있다면 컴퓨터구입은 잘된
결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단순 이용자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간단한 메모대용 수단, 편지쓰기, 사전이용등 외에는 창조적 생산
활동을 위하여 쓸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그들은 오락을 즐기면서, 또 컴퓨터내의 논리에 큰 만족을 얻는다고 주장
할수 있겠지만 만족의 증가가 GNP의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특히 맹목적이고 광적인 컴퓨터의 사용이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아주 심각한
피해를 줄수 있다는 내용이 얼마전 USA 투데이지의 제1면 톱기사로 실려
컴퓨터맹신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었다.
따라서 현재는 물론 모든 분야가 급변하여 가는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하여도 컴퓨터사용에 대한 올바른 계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7일자).
이용자및 잠재적 이용자들에게 많은 시간적 물질적 낭비가 조성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이 말하는 21세기 지식-정보 산업시대 도래에 대비하여 정보
선진화에 뒤지고싶지 않은 욕구와 컴퓨터의 역할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에
세계적 컴퓨터관련 대기업들의 선전이 가세하여 많은 사람들이 현혹되고
있다.
그에따라 사람들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대
급부는 매우 적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컴퓨터가 우리에게 제공할수 있는 것은 효율의 증가인데,
효율의 증가에서 오는 한계이득은 체감하지만 이를 위한 한계비용은 체증
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초고속정보망 구축계획이나 또는 국제적 대기업들의 자체
필요에 의한 컴퓨터 관련용품의 개발은 일단 논외로 하자.
미국의 최대 인쇄출판회사인 R 도넬리회사에서 10년뒤에 발행될 잡지나
서적들을 위하여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에 대하여 제 3자가
간섭할 필요는 없다.
또한 일반 기업체에서 장부정리 서류작성 재고관리 등을 위한 컴퓨터이용도
논외이다.
왜냐하면 이경우 자체적으로 효율성검증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지난 10년동안 컴퓨터 관련산업에 투자한 비용에 비해
얻은 반대급부가 적어서, 미국의 생산성증가를 둔화시키는데 한몫하였다는
지적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때로 컴퓨터를 위한 컴퓨터시대에 살고 있다는 증후군도 볼수
있다.
특히 컴퓨터의 단순 이용자및 잠재적 이용자의 경우 컴퓨터 공해는 심각
하다.
최근 나온 "윈도우95"는 빌게이츠의 부를 위한 것인지, 사용자를 위한
것인지는 역사가 밝힐 것이다.
단순이용자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생산중단된 구형 386컴퓨터로 대부분의
작업을 할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값비싼 신형 586컴퓨터를 강요받고 있다.
운영체계도 과거의 단순한 도스(DOS)에서 "윈도95"를 강요받고 있다.
그 결과 이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르게 되었다.
그 반대 급부는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세계의 통신망에 접근하여 세계곳곳의 빠른 정보를 얻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만일 어떤 개인이나 기업이 무역과 관련된 국제정보를 시간을 다투어 얻을
필요가 있다면, 그 표현은 옳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순 이용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발간되는 뉴욕 타임스나 USA 투데이에서
우리는 아주 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수 있다.
그러나 한국내 USA 투데이 정기구독자는 약 400명, 뉴욕타임스 정기구독자
수는 이보다 훨씬 적다.
한국의 경제규모와 무역규모에 비추어 볼때 이러한 구독자 수는 한국인이
세계의 움직임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할수 있을 정도다.
아마 한국은 국제 정보기형아들이 사는 곳이다.
이들은 국내 신문은 전혀 읽지 않고 천리안에만 매달리는 정보기형아에
비유될수 있다.
그 다음의 피해자들은 컴퓨터의 잠재적 사용자들이다.
청소년들에게 컴퓨터는 오락기이상 별로 도움될 것이 없다.
우리가 "닌텐도 게임"을 컴퓨터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에 오락기로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잠재적 사용자 또는 대기 사용자라고 부를수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혹시라도 미래세대에 뒤질까봐 앞다투어 컴퓨터를
구입하고 또 학원에 보내지만 그들이 컴퓨터에서 얻을수 있는 것은 기대
이하이다.
컴퓨터를 이용해야 영어를 쉽게 배운다거나 산수문제를 쉽게 푼다는 것은
동의하기가 어렵다.
제일 큰 피해자는 이들 청소년들이다.
학문적 발전을 위하여 우주의 신비, 자연의 신비, 사회속의 나, 역사흐름
속의 나, 만물의 변천을 느끼고 꿈을 가꾸어야 할 시기에 하루 몇시간씩
오락기 앞에 앉아서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고난을 모르고 자란 세대, 용기와 인내를 모르는 세대, 그들은 오직 기계의
일부분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단순 이용자의 경우 정보화 시대는 다가오고 있는데 "컴맹"이라고 자학
의식을 느낄 필요는 없다.
급변하는 컴퓨터기능을 일일이 알 필요도 없다.
어차피 오늘날 유행하는 프로그램은 조만간에 사라져 버릴 것이며 앞으로
컴퓨터 이용체제와 용어가 통일되어 사용법이 극히 간단해졌을때 그 기능
들을 배우면 된다.
그러면 단순 이용자의 경우 얼마만큼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야 하는가.
한계이득과 한계비용의 경제논리에 비추어 생각하면 된다.
컴퓨터를 구입한후 석달뒤 그 기능에 익숙해졌을 때 투자한 시간적 물질적
희생이 충분히 보상될 만큼 편리함을 얻을수 있다면 컴퓨터구입은 잘된
결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단순 이용자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간단한 메모대용 수단, 편지쓰기, 사전이용등 외에는 창조적 생산
활동을 위하여 쓸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그들은 오락을 즐기면서, 또 컴퓨터내의 논리에 큰 만족을 얻는다고 주장
할수 있겠지만 만족의 증가가 GNP의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특히 맹목적이고 광적인 컴퓨터의 사용이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아주 심각한
피해를 줄수 있다는 내용이 얼마전 USA 투데이지의 제1면 톱기사로 실려
컴퓨터맹신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었다.
따라서 현재는 물론 모든 분야가 급변하여 가는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하여도 컴퓨터사용에 대한 올바른 계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