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나 자동화시설, 공공장소에서는 휴대폰사용을 자제해주세요"

최근 휴대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그에 따른 소음공해 전자파 방해
교통사고의 유발등 만만찮은 부작용이 발생하고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7일 정보통신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하루평균 신규가입자가
2천여명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휴대폰
통신가입자는 1백65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장소를 불문하고 사용돼온 휴대폰통신이 전자파방해를
야기, 주변 시설이나 기계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자동화설비가 갖춰진 공장이나 사무실, 전자장비가 많은 종합병원
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때 오작동을 유발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LG반도체의 경우 생산라인 "팹"에서 전자파방해를 우려, 핸드폰의
사용을 금지하고있다.

항공기 이착륙때도 계기의 교란을 막기위해 핸드폰의사용을 오래전부터
금지해오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부 등 관계기관에 전자파방해로 인한 문의전화나 민원이
상당수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통신부 감리과의 문명필사무관은 "무인공장등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경우 정상적인 기계의 작동을 교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작동이 발생
하지 않도록 개별기기 전자파의 세기를 정밀하게 측정, 규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산라인외에도 핸드폰사용이 규제되어야할 장소로 주목되는 곳은 병원.

지난해 일본 동방의대부속 오오모리병원에서는 항암제 등으로 사용하는
"시링지폰푸" 의료기기에 아날로그식 휴대폰전화를 접근시켜 보았더니
기계의 동작이 정지되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오오모리병원은 지난해 6월부터 병원내 휴대폰의 사용을 금지해오고있다.

이에따라 국내병원들도 최근들어 핸드폰사용에 따른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원내 의용공학교실에서 컴퓨터와
휴대폰을 중심으로 전자파를 측정, 인체에의 유해여부와 의료기기에 대한
영향 등을 파악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휴대폰 전자파가 심장박동기기의 조작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휴대폰사용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한 뒤
병원내에서 휴대폰의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자파방해외에 지하철 기차 호텔 극장등 공공장소에서 사용할 경우
소음공해나 옆사람에게 불편을 야기하는 경우도 많아 적당한 규제가 필요
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또 최근에는 휴대폰을 사용하는 도중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빈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승용차를 타고가던 김모씨(48)가
휴대폰 사용도중 옆차선을 달리고있던 승용차를 갑자기 들이받는 바람에
차가 전파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청관계자는 "최근 휴대폰으로 인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서울에서
하루평균 3~4건이 발생하고있다"며 "통화가 운전자의 신경을 빼앗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