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증시가 열린지 2주일이상 지났다.

이정도면 "증시의 1월효과" 여부를 살펴볼 만한 시점이 됐다.

일단 올해도 세계증시에는 1월효과가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

1월효과(January Effect)란 연초가 되면 해가 바뀐데 따른 막연한 주가
상승기대감으로 부동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주가가 오르는 현상.

지역별로 다소 편차는 있지만 세계증시는 올들어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중남미등 신흥증시에서의 1월효과가 가장 눈에 뜨인다.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증시의 주가상승률이 거의 10%로 가장 높다.

필리핀(7.7%) 싱가포르(6.5%) 홍콩(6%)증시도 주가상승폭이 크다.

지난해 침쳬의 늪에서 허우적댔던 일본 도쿄증시도 새해들어 2%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주가상승대열에는 중국상해증시와 호주시드니증시도 들어있다.

한국증시와 대만증시만이 각각 경기하강우려와 자본이득세파문으로 주가가
하락, 1월효과의 아웃사이더가 되고 있을 뿐이다.

중남미증시도 1월효과를 단단히 받고 있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등 주요 중남미국가들의 주가상승폭은
국별로 작게는 2%에서 크게는 10%에 달한다.

지구의 반대편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는 아시아와 중남미가 1월효과를 가장
많이 누리고 있는 것이다.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증시 또한 그런대로 1월효과를 누리고 있다.

런던증시와 프랑크푸르트증시는 지난주에 사상최고의 주가를 기록했다.

파리증시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지는 못했지만 새해들어 주가상승률이
3%에 달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도 새해 첫장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최근엔 예산안협상마찰로 주가가 다소 주춤거리고 있지만 대세는 상승무드
이다.

캐나다 터론토증시는 지난 2주일여동안 2%이상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거의 모든 증시가 이처럼 1월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은 곁에서 1월효과를
떠받쳐 주는 호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선진국들이 둔화되고 있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1월효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기둔화기미가 완연한 독일을 필두로 유럽국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리를 계속 낮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역시 경기진작책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금리를 좀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물가안정추세도 주가상승을 유도하는 한 요인이다.

여기에다 최근 전개되고 있는 달러화 강세 역시 세계증시에 호재로 작용
하고 있다.

증시주변의 이같은 주가상승재료들이 "연초 부동자금이 주식매입으로
쏠리는 1월효과"와 맞물리면서 시너지작용을 일으켜 세계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1월효과가 세계증시를 감싸고 있는 가운데 1월효과가 2월에서
3월로, 더 나아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세계증시중 1월효과를 가장 많이 내고 있는 아시아신흥증시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올해 아시아신흥증시가 적어도 3단기어 이상의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과 미국등 서방선진국들이 경기둔화를 막기위해 금리를 좀더 내릴수
밖에 없을 것이므로 아시아증시의 고속주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선진국들이 금리를 내리게 되면 선진국의 대규모 핫머니가 아시아로 몰리게
되고 그에 따라 아시아주가는 뛰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증시낙관론자들은 이같은 조짐이 이미 연초부터 일부 아시아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국가들의 주가가 최근 속등하고 있는 것은 서방
자금이 이 지역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도쿄의 슈로더캐피탈 매니지먼트 인터내셔널사의 에드윈 메르너
펀드매니저는 올해 아시아증시가 10-15%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는 대표적인 낙관론자중 한 사람이다.

하지만 낙관론에 대한 반론도 꽤 만만치 않다.

일부전문가들은 아시아증시가 96년을 멋지게 시작했지만 낙관론만으로
치장되기에는 위험요소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경기둔화같은 암초가 증시에 도사리고 있어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뜨거운 맛을 볼수 있다는 경고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