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의 특징은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자유롭게 결정되고
이러한 가격이 자원을 최적배분해 준다는데 있다.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은 풍부하고 새로운 경제적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오랜기간동안 가격에 여러가지 목적이 붙어
규제되어 왔다.

가격규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독과점가격을 안정시키고 소득재분배
효과를 달성하는등 다양한 목적으로 규제되어 왔다.

가격 본래의 기능인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통한 사회후생의 효과를 경시해
왔다는 점에 우리나라 가격정책의 문제가 있다.

80년이후에 이르러서야 가격결정에 있어 시장기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가격규제는 독과점시장의 경쟁촉진에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시장여건에
신속히 변화하는 가격변화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가격자율화를 선언하고도 사전협의나 간접규제방식을 이용하여 가격을
규제하는 경우도 있다.

가격 안정을 목표로 한 가격규제도 그러한 목표들에 합당한 적정수준에서
규제가 행해졌다기 보다는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정책적 목표에 의해 좌우
되었다.

그러나 가격규제는 정부가 의도하는 가격안정의 효과를 거두기보다는
오히려 부작용을 양산하였다.

가격규제는 진입을 억제하고 가격의 하방경직성을 증대시킴은 물론 기업의
원가절감 노력을 증대시키지 못하였다.

고품질의 상품생산을 어렵게 하였을 뿐 아니라 품질이나 서비스의 저하를
유발시켜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켰다.

가격규제는 생산과 소비의 왜곡을 초래하고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저해한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가격규제는 대폭 완화되어야 한다.

가격규제의 정도와 그 부작용이 심하다고 하여 무턱대고 가격규제를
완화하자는 것은 아니다.

진입규제완화등 경쟁제한적인 요소들을 제거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제도적 규제에 의해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유지해 온 산업에서는
제도적 진입규제가 과감히 완화되어야 한다.

이것은 잠재적 경쟁과 경쟁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정책으로도 바람직하다.

이병기 < 한국경제연 연구위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