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학술지 출판업체 영 리드 엘세비어가 인터넷의 재물로 희생될
위기에 처했다.

리드 엘세비어는 총 1천1백종의 학술지를 찍어내며 연간 55억달러의 매출
(95년)을 올리는 명실상부한 학술지업계 최대 거인.

그러나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출판업이 등장하면서 이 거인을 순식간에
아사직전의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2년전 미루이지애나주립대학 도서관은 예산절감을 위해 총 1천5백69종의
학술지를 끊어버렸다.

이중에는 리드 엘세비어의 학술지 8만8천4백27달러어치도 포함됐다.

이 대학도서관은 대신 학생이나 교수들로부터 특정 학술지의 구독신청을
받아 원하는 논문을 개별송부해 주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예전만큼 큰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만큼은 이 대학에 학술지를 팔수
있는 길이 남아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그나마도 완전히 중단됐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학술지를 찾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온라인 학술지출판업체가 등장한 탓이다.

주인공은 "언커버"라는 미국의 정보검색업체.

이 회사는 1만7천여개의 학술지 목록을 인터넷에 띠워 이중 원하는 내용의
논문을 고르기만 하면 24시간 안에 팩스로 고객에게 보내준다.

비용은 논문 한편당 8.5달러.

여기에 지적재산권요금과 팩스요금등을 더해 약 13달러가 든다.

연회비 9백달러의 몫돈을 내야 하긴 하지만 1만7천여개의 학술지,
6백만여개의 논문중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글을 즉시 배달받아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싼 값이다.

반면 리드 엘세비어의 경우 "뉴로사이언스"가 연간 24권에 3천7백75달러,
1년에 34권 나오는 "진"은 5천5백달러, 1백14권 출간되는 "브레인 리서치"는
무려 1만4천달러나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제아무리 전통있는 리드 엘세비어라 하더라도 매출이
고꾸라질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지난 한햇동안 온라인 저널및 뉴스레터 시장이 66% 성장,
7백여개의 새 저널및 뉴스레터가 탄생했다.(디렉토리 오브 일렉트로닉
저널)

여기에 개인적으로 인터넷에 올리는 논문까지 따지면 전자 학술지시장
규모는 헤아리기도 힘든 정도이다.

인터넷에 논문을 띠우고 유통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에너지
입자물리학자 폴 진스파크는 이렇게 예언한다.

"학술지출판업이 완전히 사라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