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라야마총리는 1년6개월여의 재임기간중 자주 측근들에게 "고만두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해 당황케했다.

무라야마총리는 사회당위원장이지만 원내제1당의 당수가 아니었고 총선을
앞두고 쇠퇴일로에 있는 사회당을 신당으로 개편해야 하며 또 고령이기
때문에 격무에 지쳤던 모양이다.

무랴야마총리의 후임은 연립여당 내부에 이변이 없는 한 자민당의 하시모토
총재가 선양받을 것이다.

하시모토총리가 실현되면 지난 76년 이래 지속돼온 권력의 2중구조체제가
해소하게 된다.

일본 정치는 20년간 "권력은 있으나 책임이 없는" 2중권력구조로 계속
됐었다.

내각책임제인 일본정치에서 그간 정치권력의 직접적인 발생지는 자민당의
다나카파와 이의 변신인 다케시다파, 그리고 자민당이라 할수있다.

다나카는 76년 록히드 스캔들로 총리직에서 물러나면서 그가 원격조정할수
있는 대행체제를 구축했었다.

그의 지원으로 오히라 스즈키 나카소네 등이 정권을 잡게됐다.

그후 다나카파의 실력자 다케시타가 다나카에게 반기를 들고 게이세이가이
를 결성하면서 우노 가이후 미야자와총리 등이 탄생했다.

93년 자민당정권이 붕괴됐으나 자민당은 원내제1당이므로 게이세이가이의
실력자 오자와가 호소카와 하타총리 등을 만들어냈고 오자와가 자민당을
떠난 뒤엔 자민당의 고노 하시모토 등이 사회당 사키가게와 연합해
무라야마총리를 추대했던 것이다.

자민당 가토간사장은 최근 일본정국이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는 원인을
역대정권을 뒷받침해 온 게이세이가이가 분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1차분열로 오자와 하타등이 자민당을 탈당해 민사.공명당과 함께
신진당을 결성했고 며칠전 신진당수 공선에선 오자와가 압승해 하타는
반주류가 되고 말았다.

이른바 게이세이가이의 제2차분열이다.

금년에 있을 일본 총선에선 같은 게이세이가이 출신인 하시모토의 자민당
과 오자와의 신진당이 정면 대결하게 된다.

소선거구제로 이행된후 실시되는 총선이므로 결과를 예측하긴 힘들지만
어느당도 원내 안정세력을 얻기 힘들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2중권력구조는 해소될 전망이다.

앞으로 상당기간 일본정국은 혼미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런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