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경제상식 허와실] (28) 사금융시장의 미래 .. 박찬일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993년8월12일 전격적으로 실시된 금융실명제는 경제정의의 실현및 지하
    경제의 근절등을 대표적인 정책목표로 삼았다.

    금융실명제 실시후 2년여가 지난 지금 과연 그러한 정책목표는 달성
    되었는가.

    금융소득종합과세와 관련하여 금융실명제가 가.차명예금에 대한 정확한
    세원노출등을 통하여 조세의 형평성을 강구함으로써 경제정의실현의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하경제의 근절은 당초 목표와는 달리 여전히 커다란 숙제로 남아
    있다.

    사금융시장, 무자료거래등 지하경제는 아직도 우리경제내부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됐는데도 왜 사금융시장은 사라지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수 있다.

    이같은 질문은 금융실명제에 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볼수있으며 사금융
    시장 존재의 근본적 원인을 간과하고 있는데서 찾을수 있다.

    우리나라 사금융시장은 제도금융권내에서 기업자금수요를 충족시켜 주지
    못함으로써 나타난 과거 금융억압정책의 자연 발생적인 산물이다.

    사금융시장의 주요 자금수요자는 제도금융권의 자금을 손쉽게 받을 수 없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금융시장에 대한 정부간섭이
    심했던 대만에서 역시 사금융시장은 거의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는 민간
    기업들에 중요한 자금조달원이었다.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의 한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사금융시장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단순히 실명제 실시로 사금융시장이 자동적으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 시행될 금융소득종합과세는 회계처리가 불가능한 사금융
    시장으로 자금유입을 가속화시킬 여지도 갖고있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있어야 시장은 존재한다.

    사금융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자금공급측면에서 사금융시장 거래가
    활성화될 소지가 있고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지속된다면 금융실명제 종합
    소득과세실시에도 불구하고 사금융시장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박찬일 < 한국경제연 연구위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5일자).

    ADVERTISEMENT

    1. 1

      터보퀀트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모든 산업은 발전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터져 나오는 비관론에 직면하곤 한다. 산업조직(IO) 스펙트럼상 초기에는 개별 기업이, 나중에는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에 대한 비관론이 많이 나온다. 주가 등 금융 변수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후자다.3년 전 반도체 기업의 이윤이 급감하자 위기론이 제기됐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문제에 봉착한 테슬라가 이윤 감소 대책으로 추진한 가격 할인 정책마저 실패하자 반도체 위기론은 빙하기가 온다는 극단적인 비관론까지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과감하게 감산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수요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네 배 이상 급등했다.AI 비관론은 작년 11월 마이클 버리가 제기한 이후 신생아가 아니라 거인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미첼의 경고대로 잊을 만하면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AI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종말론에 이어 가치, 투자, 레버리지, 오너십 등 4개 부문 모두가 지나치다는 의미의 AI 총체적 위기론인 ‘4Os’까지 제기됐다.이번에는 반도체와 AI의 동반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구글이 터보퀀트를 상용화해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이 6분의 1로 줄어들면 반도체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반도체 ‘공급 절벽’이 가져올 재앙을 고려해 자체 투자한 AI 기업도 4Os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의문부터 제기하면 반도체와 AI의 동반 위기를 가져올 것인데 왜 구글이 터보퀀트를 개발했는가 하는 점이다. 결국 터보퀀트에 대한 증시의 공포는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간 혼란에서 비롯된 오해다.현재 AI 추론의 걸림돌은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읽어주는

    2. 2

      [데스크 칼럼] 주주가치 제고에 정답은 없다

      정부의 시장 개입은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느 시점부터 시장을 왜곡하는가. 자사주 소각을 강제한 3차 상법 개정안은 경제학의 오랜 숙제를 떠올리게 한다. 정부가 기존 자사주 매각까지 법으로 강제한 것은 자사주가 대주주를 위해 악용된다는 비판 때문이다. 이런 시도를 차단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핵심 인재 붙잡아야 하는데…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정 상법이 적용되자 예상 밖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상당수 기업이 자사주를 태우는 대신 임직원 성과 보상에 썼다. 법은 소각을 원칙으로 제시했지만, 기업들은 예외를 택했다. 상대적으로 재무 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일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매입·소각할 수 없다면 핵심 인재를 붙잡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막상 성과 보상을 실행하려고 하니 곳곳에 장애물이 있다고 기업들은 하소연했다. 대표적 성과 보상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은 주총에서 계획만 확정해도 회계상 비용으로 선반영된다. 지급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비용이 먼저 반영돼 기업의 수익성이 훼손되는 구조다. 스톡옵션은 행사 시점에 과세가 이뤄지는 현행 제도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하다. 주식을 팔아 현금을 손에 쥐는 시점에 과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세법은 바뀌지 않는다.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다르다. 핵심 인재 유치를 위한 주식 기반 보상 제도에 다양한 혜택을 준다. 과세 시점과 방식은 기업과 임직원의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회사 주식을 장기 보유할 때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식 배분하려면 곳곳

    3. 3

      [취재수첩] 원화 코인 NDF 등장이 뼈아픈 이유

      “원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크긴 하지만 미국에서 먼저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NDF를 낼 줄 몰랐습니다.”미국 월가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원화 추종 파생상품이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시장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역외 은행·브로커 중심 시장에서 이뤄지던 원화 거래가 이제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디지털 인프라로까지 옮겨갈 수 있는 점에서 시장도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다.그동안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과소평가됐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처럼 글로벌 결제 수단이 되기도 어렵고, 한국 안에선 이미 결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데 굳이 새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쓸모를 두고 따지는 사이, 해외에서 한 발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이다.원화가 인도 루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NDF 거래가 활발한 통화라는 걸 고려하면 예상하기 어려운 일도 아니다. 원화는 해외에서 실물 거래에 제약이 있다 보니 NDF 시장이 크게 발달했다. 시장이 큰 만큼 이를 겨냥한 새로운 거래와 상품이 등장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문제는 이런 거래가 많아질수록 외환당국이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물론 이 상품이 기존 원화 NDF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외환당국의 평가를 이해 못할 건 아니다. 해당 상품의 기초가 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Q의 발행 잔액과 유동성이 아직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래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지금의 유동성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거래 자체는 쉽게 만들 수 있어도 정산 기준가격이 명확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시장이 되기 어렵다”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