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간판 전문경영인이자 한국 전자업계의 산 증인인 이헌조LG전자
회장(63)이 내년 3월쯤 그룹 연수원(인화원)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회장은 지난 12일 실시된 정기 인사에서 그룹내 전자CU(사업문화단위)장
직위를 구자홍사장에게 물려준 바 있다.

이회장은 LG그룹 창업 주역중 한사람인 이연두전락희화학(현 LG화학)부사장
의 아들로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57년 락희화학에 입사, 89년
이후 금성사(현 LG전자)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특히 구자경그룹회장 시절에는 구회장이 전자관련 계열사 임원들로부터
신규 사업 추진현황을 보고 받을 때 "이헌조에게 먼저 결재를 받았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회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국 제니스사의 경영이사회를 현지에서 주재
하는등 왕성한 경영활동을 해왔으나 구본무신임 그룹회장 취임이후 분위기
일신을 위한 세대교체 차원에서 본인이 "일선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12일 인사에서 이회장외에도 김영태LG-EDS사장과 김민희LG애드사장
등 60대 최고경영인들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