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실세금리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연11.50%가 13일 무너졌다.

이날 기록한 연11.46%는 지난 93년 5월 13일(연11.45%)이후 2년7개월만에
최저수준이다.

이제 관심사는 "언제까지 얼마나 더 떨어질까"로 모아진다.

회사채유통수익률(3년만기기준)을 기준으로 한 실세금리는 지난 11월1일
연12%선이 깨진뒤 1개월만인 이달 4일 연 11.50%로 내려왔다.

약 한달만에 0.5%포인트 떨어진 셈이다.

이후 금리예측이 엇갈리면서 "팔자" 물량도 출회되면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이날 다시 11.50%밑으로 주저앉았다.

금융계에선 연말까지 실세금리가 "연11.30-11.80%"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연11% 아래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에 연11.30%선에서 저항을
받겠지만 그렇다고 연12% 위로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10%대 진입이 어려운 것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 저물가"의 안정성장
경제로 가기엔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금리가 "경제성장률+인플레"로 결정된다고 볼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
(한국은행전망치 7.3%)과 물가상승률(4.8%)를 합하면 12.1%안팎이 적정
수준이다.

비자금사건등 정치적 불안으로 성장률이 다소 낮아진다해도 현재의 연11%
선이 적당하다는 지적이다.

또 수신금리등 금융기관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아직 연11%선은 웃돌고
있는 실정이어서 역마진까지 감수하며 연10%대의 수익을 노리고 채권으로
운용하기는 더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인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아직 연15%선을 웃돌고 있는등
채권구입이외의 대체운용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채권실세금리가 연10%대로
떨어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환한국은행금융시장실장은 "실세금리는 빨라야 내년중에나 연10%대의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한자리수" 진입에는 2-3년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고 금리가 금세 뛰어 오를 것같지는 않다.

당장은 이달중 회사채 수급이 안정적이다.

12월중 발행물량(순증기준)은 1조9백69억원이다.

이는 지난달의 1조7천8백45억원보다 38%가량 줄어든 규모다.

여기에 올들어 수출호조로 자금사정이 좋은 대기업들이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리기보다는 운용쪽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

기업자금이 금융권으로 몰리면서 은행등 금융기관의 자금사정도 풍성한
편이다.

또 주식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자 기관투자가들이 여유자금을
불안한 주식시장보다는 확실한 이자가 보장되는 채권매입에 나서고 있어
채권수익률을 더욱 떨구고 있다.

연말을 고비로 경기가 꺽이는 양상을 보이는등 내년도 기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이 투자자금을 미리 확보하려 들지 않는등
가수요도 찾아볼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이달중 회사채발행이 몰려 있는 기업들의 연말자금수요가 겹치면서
회사채수익률이 연11.80%선까지 올라갈 가능성은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내년
2월 설때까지 안정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내년부터 실시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앞두고 자금시장에 이상기류가
생길 경우 이같은 안정분위기가 흐트러질 우려가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등에 있던 뭉칫돈이 대거 제도권에서 빠져 나갈 경우
시장금리가 솟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그러나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의 거의 없다는게 한국은행의 진단이다.

"종합과세로 움직이는 돈이 예상보다 훨씬 적은데다 이것도 거의 제도
금융권안에서 돌고 있어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한은
관계자의 말은 금융시장 안정이 앞으로 상당간 지속될 것임을 보여준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