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산업현장의 노사분규건수가 12년만에 처음으로 두자리수를 나타내
며 사상최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0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 현재 전국산업현장에서 일어난 노사분규
건수는 87건으로 98건을 기록했던 지난83년이후 12년만에 1백건을 밑돌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강력한 노동운동 억제정책을 쓰던 3공과 5공때보다도 적은 것으로 올
들어 산업현장 곳곳에 노사화합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노사 모두가 불필요한
갈등을 자제하고 화합과 협력을 통한 생산적 노사관계구축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올해 임금협상을 벌인 사업장 가운데 96%가 타결돼 노사간 협상이 사
실상 마무리된데다 연말에는 통상적으로 노사분규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점
을 감안하면 이같은 분규건수는 노동부가 분규건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75년이래 사상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분규건수가 가장 적었던 해는 지난82년으로 모두 88건이었다.

연도별 분규건수를 보면 노동운동이 활발하지 못했던 70년대의 경우 75년 1
백33건, 79년 1백5건 등으로 대부분 1백건을 넘었으며 80년엔 "서울의 봄"이
노동현장에 까지 미쳐 무려 4백7건으로 급증했다.

신군부가 들어선 5공때도 국보위가 노동운동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노동관계
법을 개정하면서 노사분규건수는 비교적 적어 <>81년 1백86건 <>84년 1백13
건 <>86년 2백76건등을 나타냈다.

그러나 87년엔 6.29선언으로 산업현장에 민주화바람이 불면서 억제됐던 근
로자들의 욕구가 분출, 사상최고 수준인 3천7백49건의 노사분규건수를 기록
한후 하향곡선을 그려 94년엔 1백21건으로 줄어들었다.

또 노사분규건수가 줄어들면서 불법노사분규도 감소, 87년 94.1%에 달하던
불법분규비율이 <>88년 79.6% <>89 68.5% <>90년 56.8% <>91년 39.7% <>93년
35.5%를 각각 기록했다.

노동부관계자는 "올해 노사분규건수가 노동운동이 활발하지 못하던 3공과 5
공때보다도 적은 것은 산업현장이 완연히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나타
내주는 것"이라며 "내년도에도 여러가지의 노사불안요인이 있으나 이같은 노
사안정분위기는 쉽게 꺽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기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