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263) 제7부 영국부에 경사로다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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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막 "선연"에서는 제목 그대로 제1막에서 만났던 남녀가 혼인을
하고 백년가약을 맺게된다.
신혼 초야의 흥분되고 아름다운 장면이 무대에 펼쳐진다.
원춘은 황제의 후비로 간택되어 황제의 침실로 들어가던 그날 밤의
설레임을 떠올리지 않을수 없었다.
온갖 항료가 녹아 있는 물로 목욕을 할때 원춘은 스스로 그 향기에
취하여 선녀가 되는 듯싶었다.
온몸 구석구석을 밀어주고 닦아주던 여권들의 손길.
비록 여자의 손길이었지만 원춘은 그 손길이 몸을 스쳐지날때마다
슬그머니 달아오르는 것을 어찌하여 못했다.
황제의 손이 몸에 닿으면 그대로 까무러칠것만 같았다.
그런데 과연 황제도 다른 남자들처럼 여자를 그렇게 애무하며 안아줄
것인가.
황제는 과연 남자의 그것을 지니고나 있는 것일까.
너무도 장엄한 황제의 모습만 보아온 원춘으로서는 황제가 보통 남자의
몸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을것 같지가 않았다.
그러나 여러 절차를 거쳐 황제의 한몸을 이루었을때 원춘은 황제도
보통 남자와 똑같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원춘이 이미 남자 경험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제3막 마지막 대목에 이르러서는 남자가 북쪽 지방에 자주
출몰하는 오랑캐들과의 전생에 병사로 출전하여 아내와 헤어지게 된다.
그들은 헤어지는 견우 직년처럼 슬피 운다.
막이 내린다.
제4막 "이혼"에서는 남자가 전쟁터에서 죽어 아내의 꿈속에 혼으로
나타나 이생에서 못다한 사랑을 이루어간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 인아줄 적마다 그 함환의 기쁨만큼
말라간다.
결국 해골처럼 말라서 여자는 죽고 만다.
연극을 두어 개 더 보고난 후비 원춘은 연극배우들과 연극 선생을
칭찬하고 선물을 내린 후 아직 구경을 하지 못한 별채 원내를 조금 더
들러보았다.
여승들이 기거하는 절에 들러서는 향불을 피워 예불을 올리고는
"고헤자항"이라는 편액을 내리기도 하였다.
고난의 바다를 건녀게 해주는 지비로운 배라는 뜻이었다.
이 모든 일들이 끝난 후 원춘은 황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대부인을 비롯한 집안 사람들에게 일일이 준비해온 선물을 나눠주고
작별을 고하였다.
만날 때와 마찬가지로 집안 식구들과 원춘은 또 눈물을 뿌리지 않을수
없었다.
"황제께서 한 달에 한 번은 식구들이 궁중에서 저를 면회할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으니 그리 슬퍼하지 마세요.
내년에도 황제께서 허락하신다면 다시 성친을 올 수도 있고요.
다음 번에는 이번처럼 너무 무리하게 낭비하지 마세요"
원춘은 간신히 가족들을 달랜 후 가마에 올라 또 한 차례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5일자).
하고 백년가약을 맺게된다.
신혼 초야의 흥분되고 아름다운 장면이 무대에 펼쳐진다.
원춘은 황제의 후비로 간택되어 황제의 침실로 들어가던 그날 밤의
설레임을 떠올리지 않을수 없었다.
온갖 항료가 녹아 있는 물로 목욕을 할때 원춘은 스스로 그 향기에
취하여 선녀가 되는 듯싶었다.
온몸 구석구석을 밀어주고 닦아주던 여권들의 손길.
비록 여자의 손길이었지만 원춘은 그 손길이 몸을 스쳐지날때마다
슬그머니 달아오르는 것을 어찌하여 못했다.
황제의 손이 몸에 닿으면 그대로 까무러칠것만 같았다.
그런데 과연 황제도 다른 남자들처럼 여자를 그렇게 애무하며 안아줄
것인가.
황제는 과연 남자의 그것을 지니고나 있는 것일까.
너무도 장엄한 황제의 모습만 보아온 원춘으로서는 황제가 보통 남자의
몸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을것 같지가 않았다.
그러나 여러 절차를 거쳐 황제의 한몸을 이루었을때 원춘은 황제도
보통 남자와 똑같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원춘이 이미 남자 경험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제3막 마지막 대목에 이르러서는 남자가 북쪽 지방에 자주
출몰하는 오랑캐들과의 전생에 병사로 출전하여 아내와 헤어지게 된다.
그들은 헤어지는 견우 직년처럼 슬피 운다.
막이 내린다.
제4막 "이혼"에서는 남자가 전쟁터에서 죽어 아내의 꿈속에 혼으로
나타나 이생에서 못다한 사랑을 이루어간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 인아줄 적마다 그 함환의 기쁨만큼
말라간다.
결국 해골처럼 말라서 여자는 죽고 만다.
연극을 두어 개 더 보고난 후비 원춘은 연극배우들과 연극 선생을
칭찬하고 선물을 내린 후 아직 구경을 하지 못한 별채 원내를 조금 더
들러보았다.
여승들이 기거하는 절에 들러서는 향불을 피워 예불을 올리고는
"고헤자항"이라는 편액을 내리기도 하였다.
고난의 바다를 건녀게 해주는 지비로운 배라는 뜻이었다.
이 모든 일들이 끝난 후 원춘은 황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대부인을 비롯한 집안 사람들에게 일일이 준비해온 선물을 나눠주고
작별을 고하였다.
만날 때와 마찬가지로 집안 식구들과 원춘은 또 눈물을 뿌리지 않을수
없었다.
"황제께서 한 달에 한 번은 식구들이 궁중에서 저를 면회할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으니 그리 슬퍼하지 마세요.
내년에도 황제께서 허락하신다면 다시 성친을 올 수도 있고요.
다음 번에는 이번처럼 너무 무리하게 낭비하지 마세요"
원춘은 간신히 가족들을 달랜 후 가마에 올라 또 한 차례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