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비서실과 총리실 직원 50여명이 다음달 2일 오후 바둑판을 놓고 마주
앉아 반상의 대결을 펼친다.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5.18특별법제정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국상황에
서 촌음이나마 망중한을 즐기고 양측간 유대를 강화하기위한 모임이다.

이날 흑.백 바둑알을 쥐게될 양측 참석자는 각각 25명.청와대측에서는 김정
국경제비서관이 총리실에서는 조건호제2조정관이 대표가된다.

조조정관은 "바둑이야 말로 서로 친해지는 최고의 수단아니냐"며 "청와대비
서실과 총리실이 화합을 다지자는 취지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바둑대회를 통해 서로 친해진다면 업무협조도 잘될 것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한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정국상황에서 "왠 여유냐"는 비야냥 소리도 들린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올법하다.

이에대해 조조정관은 "업무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날짜도 토요일 오후로 잡
았다"고 말하고 "상황이 허락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대회를 연기할수 있다"며
확대해석을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