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 -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 공동기획 ]]]

로버트 콜린스 < IMD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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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D는 최근 유럽내 9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를 분석하면 같은 유럽기업이면서도 역사가 긴 ''전통기업''과
설립된지 얼마 안되는 ''신생기업'' 사이에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 발견
됐다.

대표적인 것이 ''공장의 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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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연도가 오래된 제조업체들은 시장 부근에 공장을 설립했다.

이 결과 일반적으로 몇개의 소규모 로컬 마켓마다 담당 공장이 따로 있는
단위 형태로 생산조직이 짜여 있다.

또 전국적인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들의 대부분이나 전부를 한 공장
에서 생산하는 결과도 초래했다.

또 로컬 마켓 담당공장장은 일반적으로 각 지역담당 경영진에게만 실적
보고를 한다.

다른 지역의 계열 공장과 연계가 거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와 달리 신생 제조업체는 특정 시장에서의 유통을 위해 소량의 제품을
생산해내는 개별적인 공장체제가 아닌 글로벌한 시장을 타깃으로 삼는게
특징이다.

신생기업의 글로벌 전략은 4가지면에서 유리하다.

첫째는 제품 생산라인이 단순하기 때문에 경영진은 공정 흐름, 공장
레이아웃의 재설계, 효율적인 자원활용등과 같은 경영의 핵심적인 문제들을
보다 명확히 파악할수 있다.

둘째는 경영자원의 집중도를 보다 높일 수 있어 신상품 개발, 생산프로세스
구축, 마케팅 등과 같은 필수적인 분야에서 큰 경영효과를 기대할수 있다.

이는 생산라인의 운영에 들어가는 간접비용을 줄이는 부수효과도 가져다
준다.

셋째는 각 공장의 생산라인을 "효율성을 발휘하는 최소한의 규모"로 운영할
수 있어 설비의 효율성을 꾀할수 있다는 점이다.

넷째는 수평조직 구성이 가능해 새로운 엔지니어링 기법과 운영법을 쉽게
흡수할수 있는 이점이 있다.

유럽의 신생기업 가운데 글로벌 생산전략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기업들은
복합적인 문화와 다양한 언어 환경속에서 경영 경험을 축적해온 기업이다.

또 경제적 현실과 정치 구호간의 차이점에서 빚어지는 사회적 갈등에도
적절하게 대처해 왔다.

특히 테트라 팩 같은 다국적기업은 글로벌한 생산전략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단일시장으로의 통합된 유럽을 최대한 활용했다.

기업들이 유럽시장에서 얻은 경영 노하우는 그들이 유럽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빛을 볼 것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 시장은 높은 수입관세와 비효율적인 노동시장으로 인해
경영환경이 열악하다.

눈부신 경제성장률과 급팽창하는 시장을 가진 아시아.태평양지역도 미국
이나 일본의 기업들이 쉽게 결단을 내리기 힘든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에 첫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시장규모를 정해 특정지역에 생산
라인을 집중배치하는 지역적인 방식이 아닌 글로벌적인 안목에서 접근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글로벌 전략은 기업들에 과잉.중복설비와 비효율성을 제거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글로벌한 제조업체들은 공장의 위치를 결정하는데 있어 단기적인 비용문제
를 먼저 고려하게 된다.

특히 인건비와 물류비용등을 중시한다.

공장위치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제도와 환경 고용정책등은 글로벌 전략을
펴는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크게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공장을 설립해야 하는가에 대한 결정은 종종 정치적인 영향을
받는다.

특히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장에서 공장문을 여는 것은 기업전체의 경영
전략 수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일부 기업들은 보다 객관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 고전적인, 수리
통계학적인 개별국가나 지역시장에서의 수요를 예측하는 이런 기법들은
한 제품을 특정지역 공장에 할당시킬 수 있다.

또 물적 유통비를 포함해 다양한 설비네트워크들의 비용을 할당할수 있다.

그렇지만 수요예측과 제품 중심의 설비 네트워크 비용할당이 얼마나 적정
한지에 대한 의문은 남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르노 볼보 푸조 피아트같은 여러 시장을 가진 업체들도 다음 10년간
독립적인 제조업체로서 생존할 만큼 효율적인 규모를 갖추고 있는가를 내심
의심할 정도이다.

전통적으로 유럽업체들이 강한 화학산업에 있어서도 과잉설비에 대한
우려가 가끔 제기돼 왔다.

대표적인 예로 ICI와 듀폰사가 나일론 분야에서, ICI와 바스프사가
폴리프로필렌에서 손을 잡고 규모의 경제를 꾀했을 때 이같은 우려가
나왔다.

한 전자회사는 최근 1백~2백명을 고용하는 것과 5천명 이상을 고용하는
선택문제로 고민하다 현재 제조 네트워크로는 1천~2천명을 고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규모가 큰 설비가 무조건 "규모의 경제"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한 선택이다.

조직구조도 글로벌 전략에 따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의 많은 기업들은 제조회사로 분류된다.

그들의 제품은 별도의 판매회사를 통해 유통된다.

이런 로컬기업은 대체로 제품의 계열조직화, 가격책정, 상품포장에 관여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 결과 대량생산에 비해 경영스케일이 작아 결과적으로 경영활동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비판을 초래했다.

글로벌화된 조직은 단순히 여러 국가에 많은 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의미
하지는 않는다.

제조업체의 경영자는 자치단위의 우두머리가 아닌 네트워크나 설비의
코디네이터를 자청해야 한다.

마케팅과 세일즈부문에서 그 실행은 지역경영자의 몫이지만 전략수립은
본사가 해야 될 과제이다.

따라서 생산기획과 다양한 제조설비를 위한 지원전략은 지역적으로 잘
조정된 "공통분모"를 토대로 짜여지는게 합리적이다.

글로벌 전략들은 유통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조업체들은 보다 많은 제품을 주요 고객에게 직접 배달함으로써 중간
도매상들을 줄여 유통비용을 절약할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제품운송비가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완제품들이 보다 많은 지역으로 배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화된 기업들 대부분은 제조공정에서의 절약을 통해 운송비용
증가분을 상쇄할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전략은 무조건 좋고 중앙집중식의 고전적인 관리는 나쁘다는
흑백논리는 곤란하다.

몇몇 특정 사업부는 고전적인 관리방식이 더 유효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한 식품업체는 품질관리 설비운영 금융관리등의 분야를 수직적인
중앙집중식으로 관리했다.

반면 마케팅과 설비부문은 글로벌 방식을 지향했다.

한마디로 융통성을 강조한 것인데 이 식품사는 현재 경영상의 마찰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융통성은 대량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상품의 질을 높이며 제품개발기간을
단축시킨다.

또 주문에서 배달까지의 리드타임을 보다 짧게 하는데도 필요하다.

특히 포장용기 생산업체들은 이같은 "융통성 있는 경영"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이들은 포장용 캔의 직경과 병의 크기 결정에 표준개념을 적용해 단위설비
의 제조비용을 줄이면서도 신제품 출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표준"을
바꾸기도 한다.

이는 용기에 내용물을 채우고 포장하고 운반하는 것과 같은 행동들이
단순한 만큼 적은 비용으로 설비를 빠른 기간안에 변경할수 있다는 공정상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잦은 "표준 변경"은 기업경영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기업들은 사업초기의 표준화 작업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글로벌생산 전략속에서 효율적인 자원흐름과 정보교환을 위해서는
제품생산에서 포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친 표준적인 조직과 공정이
필요하다.

IMD의 조사는 글로벌한 제조업체들이 지역적인 업체들에 비해 모든 상품에
있어 보다 표준적이라는 점을 가르쳐 주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기업들의 86%는 지난 5~10년 사이에 그들의 제조공정에
표준화작업을 접목시켰다.

반면 지역시장을 지향하는 기업들은 70%만이 표준화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외에도 글로벌화된 제조업체들은 표준화와 관련해 제조공정을
융통성 있게 변경하는데 뛰어났다.

예를 들어 아시아의 한 TV메이커는 유럽에서 보다 복잡 다양화되는 TV의
기준에 직면했다.

이 회사는 결국 TV 리시버에 표준이 되는 전자 모듈을 고안해내 생산공정을
단일체제로 유도했다.

유럽에서는 많은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생산 전략을 위한 행진에 참여했으나
예상밖의 걸림돌을 만난 것도 사실이다.

장애물은 대개 지역정부나 압력단체들로부터 나온다.

정부의 법률개정으로 제약회사가 설비의 수직계열화를 못하거나 현지의
통신시장 참여전략이 차질을 빚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외부적인 환경과 통제의 수준을 예측해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유럽에서 화학회사를 운영하려면 안전 환경문제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
해야 한다.

따라서 가능한 한 단지에 모든 생산설비를 집중시키려고 무진 애를 쓴다.

문화 관습 식생활등도 장애물이 될수 있다.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은 갈수록 낮아지고 물류시스템은 개선되는 경영환경이
전개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업들에 글로벌 전략을 실행할수 있도록 많은 능력을 갖출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