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와 기존업체들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삼성과 기존업체와의 긴장감은 물론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의 긴장감은 예사일 같아 보이지 않는다.

삼성이 기존업체에 부품업체 선정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공정위 제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기존업체의 인력스카우트에 본격
나서는게 아니냐는 업계의 시각 때문이다.

스카우트 조짐은 삼성이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에서 전무로 근무하던
현대자동차출신(94년말 퇴사)인 안웅섭씨를 이사로 영입한데서 엿볼수
있다.

삼성은 도장전문가인 안이사를 부산공장건설본부의 도장공장 건설책임을
맡길 계획이라는 것.

안이사 영입이 문제가 되는 것은 "삼성이 승용차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업체에서 퇴직한지 2년이내의 인력은 채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지 않았느냐"(현대자동차 K전무)는 점에 있다.

물론 삼성측은 "각서의 기본정신을 위배하는 행위로 보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이사가 몸담고 있던 현대측도 "엄밀한 의미의 스카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삼지는 않겠다"며 아직은 응전태세를 갖추지 않고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인력채용이 재발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도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다.

기아 대우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삼성의 인력충원전략이 앞으로 보다
공격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삼성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력스카우트에 따른 긴장감은 기존업체들의 협박으로 삼성의 부품업체
선정이 지연되고 이 때문에 삼성이 공정위에 기존업체를 제소할 것이라는
소문이나돌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8월 1차로 선정한 88개 부품업체중 15개사가 최근 계약포기를
통보해왔다는 게 삼성측 주장이다.

공정위관계자는 "정식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나
삼성이 신고서 제출을 정말 하겠느냐"고 말했다.

통산부는 최근 기존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삼성의 부품업체 선정에
방해하지말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성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