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경원기자]

섬유와 건설등 대구지역의 주요산업의 불황에 따른 신규투자감소와
비자금사건, 금융권의 보수적 여신운영 등 으로 당좌수표 거래액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등 중소기업의 자금유통이 크게 어려워지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 대구지역 당좌수표 거래액은
1조2천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50%나 급감했으며 어음거래액도 5조4천억원
에서 4조5천억원으로 20%나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불황에 따른 업계의 신규투자감소가 가장 우선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섬유업의 경우 제직시설을 중심으로한 설비투자가
사실상 중단됐고 건설업체도 일부 1군업체를 제외하고는 미분양을 우려해
신규사업을 포기하고 경기를 관망하는 등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의 대구지역 부도율이 섬유와 건설을 중심으로 3년만에
최고치인 0.71%를 기록하는 등 부도가 크게 늘자 은행권도 거래지점을
통해 부실우려가 있는 업체에 대한 당좌수표와 어음책의 지급을 통제하고
여신심사를 강화하는 등 피해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더우기 최근의 비자금사건까지 겹치면서 건설업체의 경우 1군업체를
제외하고는 수표어음의 신용할인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섬유업체들도
일부 우량업체를 제외하고는 할인이 되지 않는 사태로 까지 이어져
자금경색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따라 자금난에 봉착한 업체들은 무조건 끌어쓰고 보자는식으로 자금
구하기에 나서 최근 월 5%의 고리채까지 등장하는 등 기업경영에 주름살이
더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 "단기간의 경기호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자금시장까지
경색되고 있어 연말의 대량부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