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수출 1,000억달러의 달성은 한국경제가 이룩한 또하나의 결실이라
하겠다.

1억달러를 수출한지 31년만에, 77년 100억달러를 넘어선지 18년만에 세계
에서 12번째 무역대국으로 성큼 올라선 것이다.

이러한 쾌거의 주역은 누가 뭐라고해도 기업인들이다.

불굴의 투지와 노력이 없었다면 생각도 할수 없는 일이다.

기업인들의 노고에 찬사와 경의를 표하지 않을수 없다.

때로는 비리도 있었고 부실기업으로 국민에게 간접적인 피해를 주기도
했으며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에는 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하여 정경유착의 검은고리에
얽혀들 조짐마저 보이고있어 또한번 난국을 맞을지 모르는 현실에 부닥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기업의 총수는 지난4월 북경에서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한
것이 화근이 되어 정부와 해당기업간의 불편한 관계로 기업의 경영활동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한 때도 있었다.

앞으로 우리경제가 2,000억달러 수출시대를 주도할 차세대 수출주력상품
개발이 시급한 이때에 기업을 이끄는 분들의 자세 또한 새로워야 하지
않을까 한다.

기업총수가 정작 도움이 될 다수보다도 특권을 향유하는 소수를 대변하기에
바빴고 명성을 얻거나 자기의 성가를 높이기 위해 외국인이나 특정계층에
더 호의와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 과연 이것이 기업인이 취할 태도인지
성찰할 문제가 아닌가 한다.

자기의 반성없이 남을 헐뜯고 비난하는 자세보다는 사회복지참여로 국민속
에 뿌리내리는 기업인의 각성이 요구되는 바이다.

온세계에 흩어져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면서 고객위주의 경영이 아니라
기업위주의 경영을 한다면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국내의 어려운 소외계층을 무시하고 경원한다면 아무리 첨단산업을
주도한다고해도 국민의 지지와 신망을 얻을수 없다는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 노전대통령사건을 마지막으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과감히 끊고 순수한
시장원리에 따라 청부를 쌓아간다는 자세를 굳혀야 한다.

사회와 기업이 공생한다는 의지를 갖고 그늘지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불우계층을 돕는 복지참여에 가일층 성의와 아량을 보일때 새로운 시대가
열리리라 믿는다.

국민이 보는 기업인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도록 기업인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노전대통령 사건을 계기로 기업인들은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서 수출 2,000억달러를 달성하는 새로운 주역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란다.

이정무 < 향우산업(주) 고문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