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성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가 현실화되면 일본금융산업의 재편
속도는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주회사시대가 열리면 금융업계는 업종을 막론하고 재편회오리에 휩싸일
것"(노무라증권관게자) "지주회사설립추세에 뒤져서는 금융업계에서 살아
남지 못할 것"(마이니치신문)이란 지적이 보여주듯 금융지주회사는 업계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어 놓을 만한 폭발력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일본에서도 각금융업종을 모두 포괄하는 실질적인
유니버설뱅크가 대거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업종간 참여제한이 없어져 도시은행 신탁은행 장기신용은행 증권회사등이
같은 지주회사아래 대등한 입장에서 그룹화될 수있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금융기관들은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니버설뱅크체제가
긴요하다고 지적 금융지주회사를 허용해줄 것을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유럽의 경우는 업태간 겸업이 허용돼 있으며 미국에서도 최근 겸업제한철폐
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대금융그룹이 탄생할 경우는 이에 대항하기 위한 업체간 합병도 한층
활성화될 전망이며 이업종간에도 관계강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회사해금은 이미 합의된 스미토모와 다이와은행의 합병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양은행이 별도의 회사로 존재하면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법도 가능
해진데다 다이와은행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노무라증권이 노무라
지주회사설립을 통해 다이와와의 합병을 적극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지주회사는 일본금융기관들로서는 발등의 불인 불량채권처리문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력한 자금력을 가진 지주회사가 있을 경우 경영기반이 크게 강화돼 불량
채권상각에 따른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있기 때문이다.

대장성이 금융지주회사도입을 추진하는데는 다이와은행의 금융사고등으로
땅에 떨어진 일본금융기관의 국제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일본에서는 지난93년 실시된 금융제도개혁으로 은행과 증권회사들이 상호
참여할 수있는 길이 열렸으나 참여방식은 자회사설립형태로만 국한됐고
업무범위에도 큰 제약이 가해져 왔다.

[ 도쿄=이봉구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