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산업혁명] (5) 벤처기업 요람 .. 미, 투자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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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물려받는 전통은 보수적인 일본식 기업정신의 상징이다.
유수대학을 나오고도 선대부터 해오던 음식점의 주방장을 이어받는 일본
특유의 "고집"은 일본을 경제강국으로 만든 원동력이라는 찬사까지 받아
왔다.
미국경제의 원동력인 "창업정신"과는 달리 "있는것 지키기"를 기업문화로
삼아온 일본.
인터넷 돌풍은 그러나 이런 전통을 뿌리째 뒤흔들며 일본을 "기업소국"에서
"창업대국"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일본 아이치현 한 제과점을 이어받아 3대째 운영하고 있던 이노우에히로시
(35).
아내와 양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 지난해 12월에 정보 컨설팅회사
"인딕스"를 세웠다.
직원수는 이노우에사장을 포함해 총 2명.
그러나 첫해 매출이 4천만-5천만엔을 바라보는 어엿한 "기업"이다.
이노우에사장을 제과점주인에서 기업가로 변신시킨 "주역"은 자신이 손수
개발한 PC통신소프트웨어 "WTERM".
원래 컴퓨터에 취미가 있었던 이노우에사장은 PC통신을 하면서 "좀더 사용
하기 쉬운 프로그램"을 찾다가 아예 프로그래머로 변신했다.
8년전 발표된 "WTERM"은 매년 더 쉽게 보완돼가면서 이제는 일본전역에서
65만명이 사용하는 인기제품으로 성장했다.
인딕스는 바로 이 WTERM을 사용, 기업의 사내 전자메일시스템을 구축해
주거나 소프트웨어 해설서를 만드는 첨단컨설팅 업체이다.
지난 6월초순 교토시에 일본 최초의 인터넷 카페 "네트서프"를 연
가와바타야스마사(29).
그는 원래 창업 45년의 한 전통있는 양복점 3대 주인이었다.
가와바타사장은 유통의 전산화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알고 지내던 한
교토대학강사로부터 우연히 인터넷에 대해 배우게 됐다.
그때 가와바타사장의 머릿속을 스친 것이 "전자백화점"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각국에서 상품을 모으면 대형백화점에도 뒤지지 않는
다양한 제품을 갖출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손님이 물건을 사고 돈을 지불(전자결제)할때 네트워크상에서
비밀번호가 새나가지 않도록 하는 암호기술이 아직 미비하다는 점이 문제
였다.
가와바타사장은 암호화체제가 정비될때까지 우선인터넷 저변확대에 힘쓰기
위해 카페를 차렸다.
PC를 20대 설치하고 인터넷을 맘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커피와 홍차는 원하는 만큼 마실수 있고 가격은 시간당 8백엔.
개업 5개월여만에 4천명 이상의 단골을 확보했다.
인터넷을 탄생시킨 미국에서는 창업열기가 이미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에 투자된 액수는 4천2백만달러에
달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도 지난 한햇동안의 투자총액을 훨씬 웃도는
6천8백만달러에 이르렀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인터넷관련 벤처자금은 지난해보다 3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인터넷 창업신드롬에 불을 붙인 것은 미신흥 소프트웨어업체
"네트스케이프"였다.
대학생 몇명이 모여 만들어낸 소프트웨어 하나로 세계를 재패한
네트스케이프는 현재 주식투자자들의 투자 1순위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세계에서 하루 2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검색프로그램 "야후"는
제2의 네트스케이프를 꿈꾸는 대표적인 미벤처기업이다.
야후는 지난해 4월 스탠포드대 전자공학 박사과정에 있던 데이빗 필로(28)
와 제리양(26)이 "취미"로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아주는 이 소프트웨어가 날로
인기를 더해가자 두사람은 벤처투자업체인 미시쿼이아캐피탈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벤처자금을 얻어 올 4월 야후사를 차렸다.
"인터넷의 힘은 누구라도 기업인이 될수 있다는데 있다. 취미를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세계가 바로 인터넷이다. 야후는 인터넷의 이런 커다란
흐름에서 탄생한 기업중 하나일 뿐이다"(데이빗 필로 야후회장)
필로회장의 말처럼 "기업가의 싹"에 물을 주고 꽃을 피워주는 기업가
정신의 자양분이 바로 인터넷이다.
막대한 자금과 조직력 없이도 기업가적 열정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업"이 가능하도록 품어주는 "벤처기업의 요람".
인터넷의 이같은 강한 흡인력에 이끌려 가업을 목숨처럼 여기는 일본인
까지도 벤처세계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8일자).
유수대학을 나오고도 선대부터 해오던 음식점의 주방장을 이어받는 일본
특유의 "고집"은 일본을 경제강국으로 만든 원동력이라는 찬사까지 받아
왔다.
미국경제의 원동력인 "창업정신"과는 달리 "있는것 지키기"를 기업문화로
삼아온 일본.
인터넷 돌풍은 그러나 이런 전통을 뿌리째 뒤흔들며 일본을 "기업소국"에서
"창업대국"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일본 아이치현 한 제과점을 이어받아 3대째 운영하고 있던 이노우에히로시
(35).
아내와 양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 지난해 12월에 정보 컨설팅회사
"인딕스"를 세웠다.
직원수는 이노우에사장을 포함해 총 2명.
그러나 첫해 매출이 4천만-5천만엔을 바라보는 어엿한 "기업"이다.
이노우에사장을 제과점주인에서 기업가로 변신시킨 "주역"은 자신이 손수
개발한 PC통신소프트웨어 "WTERM".
원래 컴퓨터에 취미가 있었던 이노우에사장은 PC통신을 하면서 "좀더 사용
하기 쉬운 프로그램"을 찾다가 아예 프로그래머로 변신했다.
8년전 발표된 "WTERM"은 매년 더 쉽게 보완돼가면서 이제는 일본전역에서
65만명이 사용하는 인기제품으로 성장했다.
인딕스는 바로 이 WTERM을 사용, 기업의 사내 전자메일시스템을 구축해
주거나 소프트웨어 해설서를 만드는 첨단컨설팅 업체이다.
지난 6월초순 교토시에 일본 최초의 인터넷 카페 "네트서프"를 연
가와바타야스마사(29).
그는 원래 창업 45년의 한 전통있는 양복점 3대 주인이었다.
가와바타사장은 유통의 전산화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알고 지내던 한
교토대학강사로부터 우연히 인터넷에 대해 배우게 됐다.
그때 가와바타사장의 머릿속을 스친 것이 "전자백화점"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각국에서 상품을 모으면 대형백화점에도 뒤지지 않는
다양한 제품을 갖출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손님이 물건을 사고 돈을 지불(전자결제)할때 네트워크상에서
비밀번호가 새나가지 않도록 하는 암호기술이 아직 미비하다는 점이 문제
였다.
가와바타사장은 암호화체제가 정비될때까지 우선인터넷 저변확대에 힘쓰기
위해 카페를 차렸다.
PC를 20대 설치하고 인터넷을 맘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커피와 홍차는 원하는 만큼 마실수 있고 가격은 시간당 8백엔.
개업 5개월여만에 4천명 이상의 단골을 확보했다.
인터넷을 탄생시킨 미국에서는 창업열기가 이미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에 투자된 액수는 4천2백만달러에
달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도 지난 한햇동안의 투자총액을 훨씬 웃도는
6천8백만달러에 이르렀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인터넷관련 벤처자금은 지난해보다 3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인터넷 창업신드롬에 불을 붙인 것은 미신흥 소프트웨어업체
"네트스케이프"였다.
대학생 몇명이 모여 만들어낸 소프트웨어 하나로 세계를 재패한
네트스케이프는 현재 주식투자자들의 투자 1순위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세계에서 하루 2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검색프로그램 "야후"는
제2의 네트스케이프를 꿈꾸는 대표적인 미벤처기업이다.
야후는 지난해 4월 스탠포드대 전자공학 박사과정에 있던 데이빗 필로(28)
와 제리양(26)이 "취미"로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아주는 이 소프트웨어가 날로
인기를 더해가자 두사람은 벤처투자업체인 미시쿼이아캐피탈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벤처자금을 얻어 올 4월 야후사를 차렸다.
"인터넷의 힘은 누구라도 기업인이 될수 있다는데 있다. 취미를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세계가 바로 인터넷이다. 야후는 인터넷의 이런 커다란
흐름에서 탄생한 기업중 하나일 뿐이다"(데이빗 필로 야후회장)
필로회장의 말처럼 "기업가의 싹"에 물을 주고 꽃을 피워주는 기업가
정신의 자양분이 바로 인터넷이다.
막대한 자금과 조직력 없이도 기업가적 열정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업"이 가능하도록 품어주는 "벤처기업의 요람".
인터넷의 이같은 강한 흡인력에 이끌려 가업을 목숨처럼 여기는 일본인
까지도 벤처세계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