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소명자료를 검정색007가방에 넣어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 도착한 박영훈 노전대통령의 비서관은 "소명자료를 어제밤 늦게
전청와대사정수석 김유후변호사로부터 전달받아 검찰에 제출하게 됐으며
소명서내용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박비서관은 7층 중수부장실로 올라가 A4용지로 작성된 60~1백쪽 분량의
소명자료가 든 노란서류봉투를 건네고 10분가량 중수부장과 면담한뒤 연희동
노전대통령 집으로 향했다.

다음은 박비서관과의 일문일답.

-소명자료의 내용은 무엇인가.

"소명자료 작성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소명자료를 넘겨받은 경위는.

"어제밤 늦게 연희동 사저에 온 김유후변호사로부터 전달받았다.

노란색 서류봉투로 봉해진채로 건네받아 소명자료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분량은 어느정도 되는가.

"잘 모른다

검찰로부터 직접 통보를 받은 적은 없지만 오늘 이시간쯤 제출하면
된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통보받았다"

-소명자료 작성작업에는 누가 참여했는가.

"내가 직접 참여하지 않아 잘 알수는 없으나 어제밤 정해창 전비서실장과
김변호사가 연희동 사저에 도착해 3~4시간동안 소명자료 정리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검찰에 오기건 노전대통령을 만났다.

"만났다"

-노전대통령으로부터 들은 얘기는 없는가.

"어제 저녁이후에 노전대통령으로부터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다.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노전대통령이 무척 괴로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뭐라 표현할 수없을 정도다"

-소감은.

"모시던 분이 이곳에 오게됐는데 비서관으로서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 한은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