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94년 갑오경장때 성균관 개편으로 폐지된 알성시 과거시험이 제2
회 서울시민의 날인 28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내 명륜당에서 전국 2백
명의 유생과 시민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재현됐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는 왕이 참가하는 "친림알성시"로
전통혼례 투호놀이 전통차시음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곁들여져 5천억원
비자금파동등으로 가뜩이나 우울해있는 시민들의 흥을 돋우어주었다.

<>.이날 알성시는 취타대를 앞세운 어가행렬이 오전 11시 창경궁을 출발,
1시간만에 성균관에 도착하고 같은 시각 작명소에서 응시자 2백명의 응시
접수를 받는 것으로 시작. 응시 접수를 마친 뒤 봉인된 시험지를 받고 시
험장에 앉아있던 2백명의 유생들은 임금이 시험장에 도착하자 4번 절하는
예의를 원형대로 갖췄다.

<>.2백명의 과거응시생들은 시험시작을 알리는 북소리에 맞춰 벼루를 간
뒤 엄숙한 분위기속에서 평소 갈고 닦았던 기량을 뽐냈는데 유생들의 표정
은 진지하다못해 사뭇 비장해 보이기까지.

이날 출제된 시제는 "축수도발전"으로 운으로는 개 대 래 재 재등이 주어
져 지난해의 과거시험에 출제된 제와 운에 비해 다소 평이했다는 평.

< 방형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