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을 기해 올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 세계 12위의 수출대국이
됐다.

돌이켜 보면 수출입국의 소리가 높았던 지난 77년에 연간 수출규모
100억달러를 돌파한 뒤 20년이 채 안돼 10배나 성장한 것이다.

지난 64년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수출증가율도 25.1%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규모의 팽창 못지 않게 인상적인 것은 수출품구성의 변화다.

주요 수출품은 농수산물 가발에서 섬유류 신발 합판등 경공업제품으로,다시
반도체 가전 자동차 조선등 중화학제품으로 빠르게 변화해왔다.

현재 총수출의 80%이상이 중화학 제품이며 반도체분야에서만 100억달러가
넘는 사실이 그동안의 산업구조변화를 웅변해주고 있다.

이같은 수출의 양적.질적 성장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정책을 펴온
우리경제에는 긍정적인 현상임에 틀림없다.

지금도 수출증가가 생산증대 고용확대 소득증가로 이어지고,소득증가는
다시 내수시장의 활기를 가져오는 경제순환구조는 기본적으로 변함이
없다.

비록 수출이 생산 고용및 소득에 미치는 유발효과의 절대크기가
지난 80년대 후반의 3저호황때를 정점으로 작아졌지만 아직도 경기변동을
좌우하는 수출의 선도적인 역할은 우리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경제가 수출증대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데 대표적으로 2중구조의 해소및 통상마찰의
완화를 꼽을수 있다.

지난 30여년동안 수출주도형 고도성장을 계속해오면서 내수산업과
수출부문,중소기업과 대기업,농촌과 도시 사이에 불균형이 심화돼왔다.

이에 따라 돈과 인력 등의 배분이 후자에 편중되고 경제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2중구조가 뿌리내렸다.

불균형성장의 지속과 2중구조의 정착은 만성적인 경상수지적자로
이어졌으며 최근에는 경기의 양극화현상까지 나타났다.

이밖에도 국토개발의 불균형,중소기업의 잇따른 도산,주택난과
교통체증,그리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경제손실및 삶의 질저하 등도
모두 이와 연관된 문제들로서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더이상 방치할수
없는 구조적인 과제다.

또다른 과제인 통상마찰 해소도 우리의 교역규모가 커지고 국제
교역환경이 날로 각박해짐에 따라 우리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24%를 차지할
정도로 커진 마당에 수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지 않으면 더이상의
수출증대는 물량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임금상승 환율하락 등으로 약해진 가격경쟁력도 품질향상과
고가품개발로 보완해야 한다.

그러자면 기술개발은 물론 참신한 다지인,철저한 시장조사,서비스개선
등이 필요하다.

특히 상품수출및 제조업중심의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금융 수송
보관 등 서비스부문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적극적인 해외투자와 철저한 현지화전략을 통해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수출전략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