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 특약 독점 전재 ]]]

과거 기준으로 볼때 미국의 최근 경기회복은 이미 무르익을 대로 익어
있다.

2차대전후 경기확장기는 평균 50개월간 지속됐다.

현재의 미경기회복이 55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어 경기침체를 생각해 볼
때도 됐다.

선진국들은 지금 또하나의 경기침체 문턱에 와 있는가.

아니면 장기간 지속중인 경기상승세가 잠시 주춤하고 있을 뿐인가.

3.4분기현재 영국경제성장률은 2.4%로 전년동기의 4.3%보다 크게 낮아져
있다.

이기간중 미성장률(이달 27일 발표예정)은 지난해 같은 기간(4.4%)보다
낮은 2.8%에 머물 전망이다.

독일등 유럽대륙국가들의 성장률도 현저하게 둔화되고 있으며 일본은 경기
침체에서 거의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2~3년안에 경기침체가 다시 찾아올지의
여부를 자신있게 말할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들어 침체라는 단어가 점점 더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은 사실
이다.

그렇다해도 가까운 시일내에 경기침체가 올것 같지는 않다.

침체를 예고하는 인플레고조, 고금리, 기업과 가계의 대규모 수지불균형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90년대초에 세계경기가 침체되기 전에도 이같은 현상들이
사전에 나타나지 않았었다.

물론 앞으로 언젠가는 또 다른 경기침체가 나타날 것이다.

그 시기가 문제일 뿐이다.

경기확장기니 침체기니 하는 경기사이클이 왜 발생하는 가를 설명해주는
이론은 많다.

어떤 경제학자는 태양흑점설이나 행성일렬설로 경기사이클을 설명한다.

케인즈는 생산자들의 투자불안정으로 경기사이클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기사이클은 이같은 어느 하나의 요인으로만 설명될수 없다.

지금까지 수많은 경기침체들은 오일쇼크나 무역전쟁같은 외부요인들의
복합작용으로 발생했다.

2차대전후 미국의 경기확장기는 길었고 침체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경기확장의 평균지속기간은 50개월이었으나 침체기간은 11개월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지난 1919년과 1945년사이에는 확장기가 평균 35개월, 침체기는
18개월이었다.

그전인 1854년과 1918년중에는 각각 27개월과 22개월로 격차가 적었다.

독일경우는 미국만큼 경기침체가 많지는 않았지만 일단 침체가 시작되면
보다 길게 지속됐다.

낙관적인 경제학자라면 앞으로 언젠가는 경기침체라는 사이클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할수도 있다.

그 이유중 하나는 우선 생산및 일자리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는 소득변화에 덜 민감해 일반상품보다 경기사이클의 상하폭이 매우
좁다.

전체경제에서 차지하는 국가의 몫이 커지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이유이다.

국가(정부)는 기업과는 달리 경기침체시에도 지출이나 일자리를 크게
줄이지는 않는다.

정부가 예금보험정책도입을 통해 경기침체가속의 원인인 은행위기를 방지
하고 있는 것도 침체사이클이 사라지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될수 있다.

경기사이클의 구분이 점차 약해지고 있으며 경기침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보다 확실한 근거로 기업들의 재고관리기법이 향상되고 있는
점을 들수도 있다.

컴퓨터와 JIT기법을 통해 기업들은 생산량과 판매를 거의 일치시킴으로써
재고누증사태를 예방하고 있다.

기업재고는 국내총생산(GDP)의 최소구성요소이나 경기침체시에는 그 비중이
커진다.

경기하강 초기에 수요감소로 재고가 쌓이게 되면 기업들은 재고감축을
위해 생산을 대폭 축소함으로써 경기침체를 부추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재고관리기법을 통해 재고변동폭이 줄어들게 되면 앞으로
경기사이클의 구분이 사라질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재고변동폭이 줄어든 적은 없었다.

그동안 경기사이클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됐지만 이 주장은
맞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경기사이클이 사라질 것인가 하는 질문보다는 언제쯤 무엇
때문에 지금의 상승기가 끝날 것인가 하는 질문이 더 타당하다.

미국과 영국의 경기둔화는 부분적으로 지난해의 금리상승 때문이다.

양국은 금리인상정책으로 경기과열을 방지한 덕택에 경기확장기간을 늘려
나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경기확장기는 가까운 시일내에는 끝나지 않을 것이며
마찬가지로 앞으로 경기사이클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정리=이정훈기자 >

"Taking the business cycle''s pulses"
Oct.28,1995,c The Economist,London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