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문권기자]

지난해까지 급증세를 보이며 지역경제활성화의 주요 역할을 하던
러시아인들의 부산방문이 부산지역의 쇼핑센터 및 관광시설 부족등으로
부산을 외면하고 동남아로 발길을 돌려 지역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

26일 부산세관 법무부출입국관리사무소등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인은 선원 5만2천3백50명 여행객 7천2백75명등
총5만9천6백25명으로 전년동기보다 무려 12%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갑자기 러시아인들의 감소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으며 이는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러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상품이 없는데다
이들을 위한 쇼핑센터가 없는등 러시아 관광객 유인책이 부족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인들의 부산방문은 지난해까지 연20-30%씩 늘어나면서 소비재를
중심으로 대규모 구매로 이어져 부산지역은 그야말로 러시아특수로 침체된
지역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데 일조를 담당했다.

러시아인의 부산방문이 감소하자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소규모 매장으로
조성된 쇼핑거리 일명 텍사스촌은 한가한 모습이며 러시아인 전문매장인
월드타운은 분양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세관 부산시등의 무관심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있다.

러시아인들이 부산항을 통해 입국하는데도 편의시설 하나없는 협소한
입국장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한 관광상품을 전혀
개발하지 않아 러시아인들의 발길이 점점 끊기고 있다는 것.

이로인해 최근들어서는 러시아인들이 쇼핑대상국을 동남아로 돌려 부산을
찾는 러시아인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단지 선박수리를 위한 부산항
입항만 다소 증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