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연주와 영상미술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무대가 28일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마련된다.

죽파류 가야금산조의 대표적 연주자 양승희(47)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을 수상한 설치미술가 전수천(48)이 참여한 "국악과 미술의 만남 :
양승희 & 전수천"이 화제의 공연.

이번 공연은 국악연주에 첨단 멀티큐브영상을 도입, 전통예술과
현대문명의 새로운 만남을 모색하는 자리.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민화와 전수천씨의 설치미술작품 등을 영상으로
구성, 관객의 이해를 돕고 연주자의 모습을 화면에 담아 현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편 3년만에 연주활동을 재개한 양승희씨는 가야금산조와 함께 그간
연마해온 철금산조와 아쟁산조를 선보인다.

연주곡은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윤윤석류 철금산조", 황병기 작곡
"비단길", "윤윤석류 아쟁산조"등 4곡.

첫곡인 "김죽파류 가야금산조"(장구 윤윤석)에서는 조선시대 민화를
배경으로 전통적인 산조가락을 들려고 "윤윤석류 철금산조"(장구 윤윤석)
에서는 철금의 섬세하고 청아한 음색과 한국 자연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황병기작곡 "비단길"(장구 김정수)과 "윤윤석류 아쟁산조"(장구
정화영)에는 전수천의 설치미술작품을 배경영상으로 처리했다.

"비단길"은 신라고분에서 발견된 페르시아 유리그릇의 신비로운 빛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인 "방황하는 혹성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을 배경으로 동서문물이 교차되는 통로의 의미와 아득한 서역까지
펼쳐진 신라의 정신을 표현했다.

윤윤석과 양승희의 이중주로 연주되는 "윤윤석류 아쟁산조"는
광주비엔날레 전시작인 "자연과 문명사이"에 아쟁의 처연하고 구슬픈
음색을 담았다.

TV모니터와 논으로 상징되는 현대문명과 전통 농경사회의 대비를
보여주는 한편 누에의 성장과정을 통해 고달픈 인생역정을 그렸다.

공연시간 오후7시. 문의 547-5694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