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미얀마정부의 아웅산 수지여사에 대한 해금조치가 외국
기업들의 미얀마투자를 더욱 고조시키는등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현지의 반응은 다르다.
수지여사의 해금이 오히려 외국기업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두가지 전망이 유력하다.
우선 수지여사의 해금이 장기적으로는 해외기업의 활동을 위축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이렇다.
수지여사가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데다 특히 과거 유신독재시절 외국기업
의 대한국투자를 재야에서 반대한 것과 같이 미얀마 재야의 구심점인 수지
여사도 외국기업의 대미얀마투자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것이다.
수지여사가 외국기업의 투자를 반대하는 것은 투자액의 상당수가 어떤
경로를 거치든 미얀마정부의 호주머니로 들어가 정권을 장기화하는데
쓰인다는 이유 때문.
따라서 아웅산 수지여사는 자신의 연금해제가 정치 민주화가 아니라 외국의
돈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미얀마국민들에게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수지여사는 매주 금요일마다 자신의 집앞에서 갖는 토론회에서
정부에 대한 비난은 최대한 피하는 대신 이 점을 강조하며 외국기업들의
대미얀마 투자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또 수지여사에 대한 해금조치가 기업활동과 전혀 관계없고 어떤 영향을
미치지않을 것이라는 분석은 현재 미얀마의 정치동향에서 비롯한다.
최근 외국기업의 미얀마투자가 활발해진 것은 수지여사의 해금과 무관하고
미국의 대미얀마 경제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심리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지난 90년 총선이후 연금된 수지여사의 배후세력이 완전히 와해
되는등 영향력을 상실했다고 밝힌다.
특히 미얀마정부의 각종 경제개발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고 <>소수민족
끌어안기 <>농업우선투자 정책등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면서 과거와 같은
급격한 반정부활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거의 없어진 것으로 보고있다.
더욱이 미얀마인들이 최근 2~3년 사이에 증가한 개인소득을 바탕으로
돈의 위력을 실감했고, 또한 축적한 재산을 날려버리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쨌든 수지여사의 해금이 미칠 여파에 대해 한국의 대우를 비롯한 해외
투자기업들은 큰 우려는 하지 않고 있으나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