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서 아이들의 학교(대명국민학교)를 방문한것이 계기가 되어 육성회의
임원이 되달라는 권유를 받게됐다.
그러나 혹시나 치맛바람으로 오인 받을까봐 사양을 했지만 신윤철교장
선생님의 부탁에 못이겨 승낙을 하고 말았다.
처음엔 적당히 학교에 재정지원이나하고 말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역할을 맡고 학교의 실태를 알고나서는 오히려 더 적극적이 되어가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했다.
학교를 가봤더니 난방시설로 아직도 조개탄을 사용하는것을 비롯 학습
도구며 장비들이 예산부족으로 고장난채 방치돼있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뿐 아니라 선생님들의 근무조건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다.
내자식을 맡긴 이상 교육환경이 좋아야 되겠다싶어 교육기자재를 지원
하겠다고 했더니 받을수 없다는 것이다.
굳이 기증을 하려면 일단 기자재를 교육청에 기증했다가 그것을 다시
해당학교로 배치하는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뭔가 잘못돼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더기 무서워 장못담글수 없듯이 교육환경이나 시설개선을 위한 근본적
대책없이 학부모들을 괴롭혀서는 않된다는 부정적 시각에서 선의의 기증
행위까지 막는 자세는 참으로 한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교육청에서 육성회를 감사하는 것을보고 불편한 마음을 금할수
없었다.
교육청에서는 제대로 지원도 해주지않고 학부모들의 지원행위까지 막는
입장에서 학교와 육성회활동을 마치 범죄의 온상인양 감사를 벌이겠다는
것은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보지않을수 없었다.
그래서 상부 교육청으로 항의겸 협조요청겸 출입을 하다보니 나와 뜻을
같이하는 다른학교 육성회임원들과 교류를 갖게 됐다.
문정중학교의 육성회장직을 맡고있는 백인수 서울시의원 이종학
문정국민학교육성회장 천호국민학교육성회장직을 맡고있는 서순자사장
(파리바케트운영)등등이 바로 그들이다.
우리들은 한달에 한번씩 만나 정말 우리의 후세들을 위한 교육환경이
어떻게 개선되어야할지에 대해 진지한 토의를 가졌다.
특히 스승의날 비표를 가진 명예교사만 학교를 출입시키고 일반 학부형의
출입을 금지신키는 행태를 함께 개탄했다.
학생들에게 당연히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고 그것을 표현하도록
가르쳐야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못하게 막고 있으니 그렇게 불신풍조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떻게 이사회를 신뢰할수 있을것인지.
우리들은 이같은 현실개선을 위한 조그만 디딤돌이되고져 지금도 모임을
성실히 갖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