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역술가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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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을 연구한 학자들의 견해를 들어보면 한국인의 원초적 신앙은 무속
이라고들 한다.
단군도 그 기능이나 어원을 따져올라면 "무당"을 뜻하고 신라의 "처용
설화"에 나오는 처용도 "무당"이었다니 아주 오랜 고대사회부터 무속이
한민족의 중요한 신앙형태였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고려왕조가 쇠퇴기로 접어드는 12세기에는 유난히 무속신앙이 성행했다.
인종때는 무녀 300명을 모아 기우제를 지냈다는 기록도 보인다.
나라에서 국무당을 세우고 별기은제를 지내게 했는데 이 제도는 고려말
까지 계속됐다.
무속을 사도로 규정해 금지시키고 무당을 도성밖으로 몰아냈던 조선왕조
에 와서도 무속은 여전히 궁중 아녀자들의 비호를 받으며 백성들 속에
살아남아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무속을 금지했어도 고려때처럼 기우제때는 무당을 동원
했고 심지어 국립의료기관인 활인서에 의생과 함께 무당을 소속시켜
전염병을 치료했으며 무세까지 거두어들였다.
무당들은 실제로 사찬의 기능, 의사의 기능, 예언자의 기능, 가무예능자
의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었던 셈이다.
궁중의 아녀자중 대표적 무속신봉자는 고종의 왕비 민씨였다.
그가 매년 정초에 복을 비는 치성을 드리기 위해 전국 30여개소 신당에
보냈던 말기를 보면 모두 3만7,000양의 돈, 78석의 쌀, 백단향.지단향 24근,
초 1,8000병, 백지 200권등 엄청난 양에 이르고 있다.
흥선대원군이 풍수지리설의 열렬한 신봉자였던 것과 함께 당시 지도자들의
정신적 건강상태를 진단해 볼수 있게 해주는 증표다.
근래들어 풍수지리설이 동양의 과학으로 복권되는듯 기세를 올리고 최근
에는 김일성의 죽음을 쪽집개 처럼 예언했다는 어떤 무당의 국내 정치변동과
국운을 공공연히 예언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가 하면 "운칠기삼"을 믿는
기업가들이 늘어 역술가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또 한국인의 원초적 신앙이 무속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한국의 불교나
기독교는 물론 모든 종교들이 "불교무당""기독교무당"식으로 무당화패간다는
비판의 소리도 높다.
무속신앙에는 자기를 통찰하는 자세가 없고 책임의식이 있을수 없으며,
역사의식도 없기때문에 그것에 현혹되면 현대적인 인간상과는 거리가
멀어질 위험이 많다는 것이 정신의학자들의 지적이다.
전통민속의 보존차원에서 보호되던 무속이 초능력을 지난 예언자로 되살아
나고 미신임을 깨달아 물리쳤던 역술이나 풍수지리설이 다시 성행하는 것은
분명히 퇴행 현상이다.
세기말의 현상이 우리사회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
이라고들 한다.
단군도 그 기능이나 어원을 따져올라면 "무당"을 뜻하고 신라의 "처용
설화"에 나오는 처용도 "무당"이었다니 아주 오랜 고대사회부터 무속이
한민족의 중요한 신앙형태였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고려왕조가 쇠퇴기로 접어드는 12세기에는 유난히 무속신앙이 성행했다.
인종때는 무녀 300명을 모아 기우제를 지냈다는 기록도 보인다.
나라에서 국무당을 세우고 별기은제를 지내게 했는데 이 제도는 고려말
까지 계속됐다.
무속을 사도로 규정해 금지시키고 무당을 도성밖으로 몰아냈던 조선왕조
에 와서도 무속은 여전히 궁중 아녀자들의 비호를 받으며 백성들 속에
살아남아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무속을 금지했어도 고려때처럼 기우제때는 무당을 동원
했고 심지어 국립의료기관인 활인서에 의생과 함께 무당을 소속시켜
전염병을 치료했으며 무세까지 거두어들였다.
무당들은 실제로 사찬의 기능, 의사의 기능, 예언자의 기능, 가무예능자
의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었던 셈이다.
궁중의 아녀자중 대표적 무속신봉자는 고종의 왕비 민씨였다.
그가 매년 정초에 복을 비는 치성을 드리기 위해 전국 30여개소 신당에
보냈던 말기를 보면 모두 3만7,000양의 돈, 78석의 쌀, 백단향.지단향 24근,
초 1,8000병, 백지 200권등 엄청난 양에 이르고 있다.
흥선대원군이 풍수지리설의 열렬한 신봉자였던 것과 함께 당시 지도자들의
정신적 건강상태를 진단해 볼수 있게 해주는 증표다.
근래들어 풍수지리설이 동양의 과학으로 복권되는듯 기세를 올리고 최근
에는 김일성의 죽음을 쪽집개 처럼 예언했다는 어떤 무당의 국내 정치변동과
국운을 공공연히 예언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가 하면 "운칠기삼"을 믿는
기업가들이 늘어 역술가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또 한국인의 원초적 신앙이 무속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한국의 불교나
기독교는 물론 모든 종교들이 "불교무당""기독교무당"식으로 무당화패간다는
비판의 소리도 높다.
무속신앙에는 자기를 통찰하는 자세가 없고 책임의식이 있을수 없으며,
역사의식도 없기때문에 그것에 현혹되면 현대적인 인간상과는 거리가
멀어질 위험이 많다는 것이 정신의학자들의 지적이다.
전통민속의 보존차원에서 보호되던 무속이 초능력을 지난 예언자로 되살아
나고 미신임을 깨달아 물리쳤던 역술이나 풍수지리설이 다시 성행하는 것은
분명히 퇴행 현상이다.
세기말의 현상이 우리사회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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