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창간31돌] 정치/행정혁신 : (토론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의식의 문제점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 위해 한국
경제신문사와 LG경제연구원은 지난 4일 LG경제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의식
개혁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명현 서울대
교수 송병락 서울대교수 등이 토론에 참가했다.
< 편집자 >
=======================================================================
[[[ 사회 : 이윤호 < LG경제연구원장 > ]]]
<> 사회(이윤호원장) =주제발표를 통해 송교수님께서 우리사회의 의식은
물질주의와 소비주의 그리고 지위주의라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
하셨습니다.
우리사회가 아주 짧은 기간에 절대빈곤을 벗어나 고성장을 이뤄냈다는데서
이같은 의식의 문제가 비롯됐다는 지적도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왜 의식개혁이 필요한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이명현교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반수이상이 모두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입으로는 이처럼 도덕가치를 표방하지만 실제로 행동하는 생활가치는
이와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 우리사회 의식이 갖고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 송병락교수 =이번 LG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 뿐아니라 지난 9월에 발표된
IMD보고서(국가경쟁력보고서)에서도 한국의 정치인과 공무원의 의식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우리사회는 기업인이 중심이 된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는데 국민의식
은 아직도 과거처럼 자꾸 정치와 관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거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같은 사회발전방향과 의식의 근본적인 괴리는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송복교수 =물질주의와 소비주의 그리고 지위주의를 한 마디로 요약
한다면 다름아닌 천민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던 선비정신이나 주인정신 양반정신은 소멸되거나 왜곡돼
천민의식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이처럼 현재 우리사회는 통합된 가치관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전통사회에서의 우리의식은 지금에 와서는 무조건
목적달성을 추구하는 합목적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 이교수 =어느 사회나 말과 행동에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지만 우리사회
처럼 입으로는 가치를 말하면서 행동은 물질을 좇는 것은 심각한 문제
입니다.
설문조사 결과 우리 국민들도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가치를 추구하면 실속이 없기 때문에 물질을 좇게되는 우리사회의
현실이 지금과 같은 도덕위기를 빚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우리국민들이 체면을 차리기 위해 실제와는 다르게 대답하는 가치는
위장된 도덕이며 실천도 뒤따르지 않습니다.
<> 송병락교수 =세계은행은 1인당국민소득이 9천달러를 넘으면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기본자격이 있다고 분류합니다.
우리나라도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에 진입하고자 한다면 의식과 도덕의 고급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 이원장 =송교수께서는 주제발표에서 우리사회의 의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념으로 신합리주의를 주장하셨습니다.
신합리주의의 요체는 분수주의와 실용주의 그리고 미래주의라고 하셨는데,
이 신합리주의를 도입하는 것이 우리의 의식을 개혁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교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이 실천으로 이어질 때 신뢰가
쌓이게 되는데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신뢰는 무너지고 사회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됩니다.
우리사회가 앞으로도 고성장을 지속하려면 말이 바로서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행동의 지침이 되는 통합가치를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송복교수 =사회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균형을 이룰때 발전합니다.
이처럼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균형을 이룬것이 시민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압축성장 과정에서 전통가치는 붕괴되고 아직 시민사회는
이뤄지지 않은 과도기적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류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도덕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 이원장 =설문조사결과 가장 가치있는 일은 사회와 조직을 위하는
것이라고 답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개인과 가정을 꼽았습니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은 입으로는 집단주의를 표방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개인주의에 토대를 두고 행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이교수 =흔히 말하는 서양의 개인주의는 개인이기주의와는 다릅니다.
오히려 개체주의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개체주의는 사회가 개체로 구성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개체의 존재도
존중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각 개체들은 사회의 보편적 규범을 준수합니다. 그러나 개인
이기주의를 좇으면 개체간의 조화는 불가능합니다.
개인이기주의도 가족이나 친족등 전체의 부분집합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보다 큰 전체는 부정하고 파괴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 송복교수 =우리 전통사회가 가지고 있던 가족중심의 사고는 개인
이기주의라기보다는 개인주의라고 볼 수 있으며 사회발전의 부작용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족중심의 사고가 가족이기주의로 흐르는 것은 막아야 하겠지만
가족개념이 지닌 이같은 바람직한 면은 발전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전통사회에서는 규범을 지키면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주의가 개인이기주의로 발전하면서 규범은
무시하고 자기이득만을 취하려고 합니다.
<> 송병락교수 =서양에서는 개체를 존중하되 공동체를 생각하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사회도 노력한다면 개인과 공동체를 잘 조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 사회 =개인주의가 개인이기주의와 다르다는 이교수님의 말씀에 동의
합니다.
개인주의가 가치규범하에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개인이기주의
는 기본적으로 규범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송복교수 =이기주의는 인간의 타고난 성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기주의가 사회에 해를 끼쳐서는 안됩니다.
사회규범을 지키는 것이 개인주의라면 규범을 무시하는 것은 개인이기주의
입니다.
미래사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규범안에서 개체간에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
할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자발적으로 희생과 봉사하는 시민공동체 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
경제신문사와 LG경제연구원은 지난 4일 LG경제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의식
개혁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명현 서울대
교수 송병락 서울대교수 등이 토론에 참가했다.
< 편집자 >
=======================================================================
[[[ 사회 : 이윤호 < LG경제연구원장 > ]]]
<> 사회(이윤호원장) =주제발표를 통해 송교수님께서 우리사회의 의식은
물질주의와 소비주의 그리고 지위주의라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
하셨습니다.
우리사회가 아주 짧은 기간에 절대빈곤을 벗어나 고성장을 이뤄냈다는데서
이같은 의식의 문제가 비롯됐다는 지적도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왜 의식개혁이 필요한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이명현교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반수이상이 모두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입으로는 이처럼 도덕가치를 표방하지만 실제로 행동하는 생활가치는
이와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 우리사회 의식이 갖고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 송병락교수 =이번 LG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 뿐아니라 지난 9월에 발표된
IMD보고서(국가경쟁력보고서)에서도 한국의 정치인과 공무원의 의식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우리사회는 기업인이 중심이 된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는데 국민의식
은 아직도 과거처럼 자꾸 정치와 관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거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같은 사회발전방향과 의식의 근본적인 괴리는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송복교수 =물질주의와 소비주의 그리고 지위주의를 한 마디로 요약
한다면 다름아닌 천민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던 선비정신이나 주인정신 양반정신은 소멸되거나 왜곡돼
천민의식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이처럼 현재 우리사회는 통합된 가치관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전통사회에서의 우리의식은 지금에 와서는 무조건
목적달성을 추구하는 합목적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 이교수 =어느 사회나 말과 행동에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지만 우리사회
처럼 입으로는 가치를 말하면서 행동은 물질을 좇는 것은 심각한 문제
입니다.
설문조사 결과 우리 국민들도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가치를 추구하면 실속이 없기 때문에 물질을 좇게되는 우리사회의
현실이 지금과 같은 도덕위기를 빚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우리국민들이 체면을 차리기 위해 실제와는 다르게 대답하는 가치는
위장된 도덕이며 실천도 뒤따르지 않습니다.
<> 송병락교수 =세계은행은 1인당국민소득이 9천달러를 넘으면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기본자격이 있다고 분류합니다.
우리나라도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에 진입하고자 한다면 의식과 도덕의 고급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 이원장 =송교수께서는 주제발표에서 우리사회의 의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념으로 신합리주의를 주장하셨습니다.
신합리주의의 요체는 분수주의와 실용주의 그리고 미래주의라고 하셨는데,
이 신합리주의를 도입하는 것이 우리의 의식을 개혁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교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이 실천으로 이어질 때 신뢰가
쌓이게 되는데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신뢰는 무너지고 사회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됩니다.
우리사회가 앞으로도 고성장을 지속하려면 말이 바로서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행동의 지침이 되는 통합가치를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송복교수 =사회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균형을 이룰때 발전합니다.
이처럼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균형을 이룬것이 시민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압축성장 과정에서 전통가치는 붕괴되고 아직 시민사회는
이뤄지지 않은 과도기적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류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도덕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 이원장 =설문조사결과 가장 가치있는 일은 사회와 조직을 위하는
것이라고 답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개인과 가정을 꼽았습니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은 입으로는 집단주의를 표방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개인주의에 토대를 두고 행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이교수 =흔히 말하는 서양의 개인주의는 개인이기주의와는 다릅니다.
오히려 개체주의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개체주의는 사회가 개체로 구성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개체의 존재도
존중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각 개체들은 사회의 보편적 규범을 준수합니다. 그러나 개인
이기주의를 좇으면 개체간의 조화는 불가능합니다.
개인이기주의도 가족이나 친족등 전체의 부분집합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보다 큰 전체는 부정하고 파괴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 송복교수 =우리 전통사회가 가지고 있던 가족중심의 사고는 개인
이기주의라기보다는 개인주의라고 볼 수 있으며 사회발전의 부작용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족중심의 사고가 가족이기주의로 흐르는 것은 막아야 하겠지만
가족개념이 지닌 이같은 바람직한 면은 발전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전통사회에서는 규범을 지키면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주의가 개인이기주의로 발전하면서 규범은
무시하고 자기이득만을 취하려고 합니다.
<> 송병락교수 =서양에서는 개체를 존중하되 공동체를 생각하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사회도 노력한다면 개인과 공동체를 잘 조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 사회 =개인주의가 개인이기주의와 다르다는 이교수님의 말씀에 동의
합니다.
개인주의가 가치규범하에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개인이기주의
는 기본적으로 규범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송복교수 =이기주의는 인간의 타고난 성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기주의가 사회에 해를 끼쳐서는 안됩니다.
사회규범을 지키는 것이 개인주의라면 규범을 무시하는 것은 개인이기주의
입니다.
미래사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규범안에서 개체간에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
할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자발적으로 희생과 봉사하는 시민공동체 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