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해외인사제도 개편안은 국경없는 글로벌 경제시대의 핵심
전략으로 "현지화"개념을 본격 도입했다는 그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식 인사제도만으로는 세계 65개국 1백여개 해외현지법인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인력은 세계화하되 인사관리는 현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해외본사에 주재원에 대한 평가 승격 전출 등
모든 인사권을 위임키로 한 대목.

이는 곧 런던 뉴욕 등 각 해외지역본사가 서울의 본사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는 뜻이다.

또 현지채용인을 매년 일정비율 선발해 국내 계열사에 순환 근무케 한
것은 "싱글 삼성"을 실현키 위한 포석으로 볼수 있다.

결국 각 지역본사와 서울본사를 유기적으로 잇는 "싱글 삼성"과 현지
기업화된 "멀티 삼성"이라는 두 축이 삼성 세계화전략의 근간임을 알수 있다.

궁극적으론 현지기업이 되는 것만이 현지 생산이나 현지 마케팅을
수행하는 최선의 방법이란 뜻이다.

이우희 삼성그룹인사팀장은 "이번 인사개편안은 현지중심의 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라며 "그룹의 장기적인 세계화전략에 초점을 두고
해외인사제도를 개편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같은 해외인사제도가 IBM등 유수의 다국적 기업도
채택하지 않고 있는 독창적인 것이라고 밝혔으나 소니의 해외진출전략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