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최근들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매매비중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데
따라 기관의 매매동향이나 투자패턴이 시장의 주요 잣대로 등장하고 있다.

선진국증시를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주식시장의 기관화 진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여서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력 또한 중장기적으로 계속해서
확대되리라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기관에 자금운용을 맡기는 간접투자방식을 택하는 투자자도
많아지고 있는 한편 기관의 투자성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성공투자의
정석이라는 인식 아래 기관투자가와 투자행동을 같이하려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광범위한 정보수집과 합리적인 준석능력 측면에 있어서 양적
질적으로 뒤질수 밖에 없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기관투자가의 매매
타이밍과 종목선택을 본뜨는 것이 하나의 손쉬운 투자방법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는 주식보유동기와 기간 그리고 투자정책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가의 투자
패턴을 모방하는 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그 차이를 보면 우선 개인투자자는 주로 단기차익을 위해 투자하는데
비해 기관투자가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유동성과 안전성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관투자가가 금융자산을 운용하는데 있어 주식에만 치우치지 않고
설혹 주식에 투자한다고 할지라도 몇개 종목에 집중투자하지 않는데서도
잘 알수 있다.

두번째는 투자기간인데 기관투자가는 대부분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자금으로 투자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어느 정도 피할수
있는데 반해 개인은 제한된 자금여력등으로 인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세번째는 투자정책에서의 차이로 기관투자가들은 허용 가능한 위험과
목표수익들을 정하고 이를 위하여 일정한 투자정책을 실행해 나가지만
시장분위기나 감정에 휩싸이기 쉬운 개인은 설령 나름대로의 투자정책을
세운다하더라도 이를 일관되게 지켜나가기가 쉽지 않다.

이외에도 개인투자자는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운용에 관한 시의적절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워 자칫 잘못하면 뒤늦은 매매에 나서 시세에 끌려
다니는 낭패를 보는등 시세의 변화의 탄력적으로 대응할수 없다.

따라서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매매동향을
맹목적으로 따르기 보다는 장세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투자
정보중의 하나로 보아 투자판단지표로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할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