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 5사가 올해 최대규모의 돈을 반도체분야에 쏟아붓는다.

아사히신문은 6일 NEC 후지쓰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미쓰비시전기등 반도체
5사가 올 한해동안 지난해보다 4할 많고 연간으로는 최대치인 7천4백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5사 가운데 도시바를 제외한 4사는 올해 최대규모의 반도체 설비투자계획을
세웠다.

후지쓰는 지난해 투자실적보다 73% 많은 1천8백50억엔, NEC는 44% 늘어난
1천8백억엔을 반도체에 투자키로 했다.

반도체 5사는 한결같이 투자액을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이나 대만의 반도체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어 일부
전문가들은 97년께엔 반도체 공급과잉이 예상된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반도체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시장
을 선점하기 위해서이다.

D램분야에서는 먼저 출시한 업체가 최대의 이익을 챙기게 된다.

현재로서는 PC용 D램으로 4메가급이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언젠가는
16메가 D램, 64메가 D램으로 수요가 옮겨갈게 분명하다.

일본 반도체업체들의 금년도 투자는 바로 이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4년마다 반도체 수요가 부침하는 이른바 "실리콘사이클"이 사라져 지속적인
수요증가가 예상된다는 점도 투자확대의 또다른 이유다.

요즘 세계적으로 PC를 비롯해 휴대전화 영상음향기기 등이 불티나게 잘
팔린다.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으며 증가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전망
이다.

반도체업체들의 호주머니 사정도 어느때보다 넉넉하다.

일본 업체들은 이런 때에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수년후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고 판단, 과감한 투자확대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 도쿄=이봉구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