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증권시장에서 통용되는 속어 중에 "물타기"라는 말이 있다.

다소 가볍고 천박하게 들리는 용어이기는 하나 아무튼 물타기를 적절히
구사하면 투자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좀더 점잖은 표현으로 "평균매입단가 낮추기"라고 쓸수도 있지만 감칠
맛은 덜한것 같다.

경제분석과 산업분석을 끝내고 종목선정까지 완벽하게 했다고 하더라도
매매타이밍을 잡아내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일단 전초부대를 출동시켰는데 주가가 에상과는 달리 하락했을 경우
지원부대를 투입함으로써 평균매입단가를 자연스럽게 낮추어 수익성
보다는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이 물타기의 목적이라고 할수있다.

즉 종목은 좋은데 시간이 문제라고 생각될때 유용한 투자방법이다.

그러나 매입한 주식이 계속 하락할 경우에는 한대 맞고 끝낼 것을 두대
맞고 울어야 할 위험성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물타기의 선결조건은 적어도 종목선정만큼은 하자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물타기를 할때 주의할 점은 단순히 "가격 물타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는 주가가 많이 내렸으니까 물타기를 한다는 식이 되어서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물타기를 한다는 것은 배수진을 치는 절박한 심정으로 해야하는데
만일에 물을 탄 시점에서의 가격보다 주가가 더 하락한다면 전혀
의미가 없게 된다.

그래서 "가격 물타기"보다는 "지지선 물타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지선 물타기란 1차매입에 실패했을경우 기술적으로 분석되는 지지선
까지 주가가 내려 왔을때만 물타기를 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주가가 당초 매입가보다 10%나 20% 떨어졌으니까 물탄다는 개념이
아니라 이동평균선지지 거래량지지 추세선지지 최저점지지 등 통상 잘
알려져 있는 기술적지지대에서 물을 탐으로써 투자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두 종목 이상 이미 보유하고 있을때 고려해볼만한 투자전략은
안되는 주식은 팔고,되는 주식을 사서 손실을 보전하는 방법이다.

이는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투자격언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인데
시장의 인기가 확연하다면 굳이 안되는 종목에 계속 물을 탈것이 아니라
오히려 되는 종목에 물량을 더 실음으로써 전체적인 손익을 맞출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입장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물타기이든지 대세하락기에는
절대 금물임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둬야 할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