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95년 IMD보고서"는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작년보다 나아진게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국경제신문사와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지난 6일 롯데호텔
에서 "한국의 새로운 국가경쟁력 창출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공동주최
했다.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는 변도은 한국경제
신문주필, 전대주 전국경제인연합회전무, 박인철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국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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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김중웅원장) =세계화시대에 국가경쟁력은 비교우위가 아닌 "절대
우위"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작년말부터 세계화를 국정지표로 삼고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IMD보고서"나 본 연구원이 경제 전문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크게 향상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물론 IMD보고서는 국가별 지역별 특성을 간과하는등 해석상 주의가 요구
됩니다.

따라서 순위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IMD보고서가 전달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IMD보고서는 우리의 경쟁력을 양적부문에서는 상위권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질적요소에 대한 평가는 거의 바닥을 헤매고 있습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시고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토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변도은주필 =IMD보고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두가지라고 봅니다.
첫째는 한 나라의 경쟁력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둘째는
이들 요인이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문민정부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중요한 국정지표로 제시하고 지난 2년여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결과는 "95년 IMD보고서"에 나타나 있듯이 제자리 걸음입니다. 정부는
지금도 경쟁력을 단지 경제의 문제로만 인식하고 일단의 경제개혁 조치를
취하는등 경제를 중심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에 치우쳐 있습니다.

이 점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박인철국장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사회.문화.의식.관행 등의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경쟁력 제고나 요소비용의 절감, 국민의식의 개방화등 미흡한 부문
에 대한 보완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WTO체제등 급변하는 세계환경변화에 맞춰 정부도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사회간접자본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송병락교수 =정부는 국가경쟁력의 문제점을 국민의식등 추상적인 부문
에서 찾으려 하는것 같습니다.

이보다는 구체적이고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구호보다는
경쟁력있는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음식을 일본음식처럼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육성할 수도
있습니다.

<> 사회 =IMD보고서는 국가경쟁력의 여러부문중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한
부문이 바로 정부 국제화 금융 사회간접자본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이들 분야를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에 대해 부문별로 의견을 개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변주필 =경쟁력을 결정하는 부문을 골고루 개선해야 되겠지만 역시 가장
취약한 부문을 고른다면 그건 단연 정부입니다.

규제완화는 말뿐이고 민영화는 지연되고 있으며 정책결정을 위한 여론수렴
은 형식적으로만 이뤄집니다.

개혁은 정부와 공직자들에게서 먼저 시작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고책임자, 즉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봅니다.

<> 박국장 =우리나라는 정부주도의 경제개발방식을 채택,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그동안 우리경제를 발전시켜온 정부의
경제 운영방식과 정책금융 등의 비효율성이 경제성장의 장애요인으로 지적
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정부도 부처통폐합 행정규제완화 금리자유화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는 금년을 "세계화의 원년"으로 선포하는등 각종 제도와 의식의
세계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회간접자본에 대해서도 신경제5개년계획기간중 총 70조원을 투입, 기본
시설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 정구현교수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반도체와 같이
시간을 다투는 부문에서도 정부는 일부기업의 해외투자를 막는등 비효율적인
규제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 전대주전무 =기업 내부에서도 초일류기업등 각종 구호와 함께 기업의
효율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꾀해 왔습니다.

그러나 경쟁력강화는 기업 혼자서는 불가능합니다. 외부와 협력이 이뤄질때
문제가 풀리는 부문이 많습니다.

예를들어 기업자금조달시 금융산업이 효율화되고 규제가 완화돼야 기업이
싼 금리로 적기조달이 가능합니다.

사회간접자본과 기업의 효율성등이 함께 검토될때 진정한 경쟁력 강화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즉 경제의 효율화는 어느 한 부문의 효율화가 아니라 전체적인 효율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 사회 =IMD는 세계화와 정보화시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패러다임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출하는 것이 될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사회구조를 지닌 나라가 높은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경쟁력이 다시 세계 1위로 부상한 반면 일본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원인을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사회구조의 효율성 저하가 일본경쟁력 약화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수 있는 방안도 이런점이 감안돼야 하지
않을까요.

<> 전전무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제주체간 신뢰에
바탕을 둔 상호 협력입니다.

국민 모두가 국가경쟁력 강화에 동참하고 정부는 기업이 세계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뒷받침해줘야 합니다.

<> 변주필 =미래의 경쟁력 창출의 주체는 역시 기업이 돼야 합니다. 시장
경제 원리가 모든 부문에서 제약없이 작동하고 공정한 경쟁 질서가 확립될때
경쟁력 창출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 박국장 =정치 민주화와 국제화가 가속되는 추세속에서 민간부문의 역할
과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실물 경제부문의 경쟁력 강화는 그 주도적 역할을 민간이
담당해야 하며 정부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데 중점을 둬야할 것입니다.

<> 사회 =우리나라는 R&D투자는 세계10위권에 들면서도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정교수 =R&D투자가 최근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성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첫째 과다한 정부간섭, 둘째 사람보다
토지와 시설에 대한 투자집중, 셋째 전문가와 기술자가 아직도 소외당하는
풍토, 넷째 대학교육의 문제등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국장 =연구개발투자는 세계 10위권에 도달하고 있으나 과학 기술
수준은 14위정도로 평가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학기술 개발역사가 일천해 축적된 기술투자의 총규모가
미국에 비해서는 60분의1, 일본에 비해서는 25분의1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단시일안에 그 수준을
높이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 사회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이 실시한 경제전문가 설문조사에 의하면
21세기 우리의 최대 경쟁국은 선진국 중에서는 일본, 개도국 중에서는
중국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가장 견제해야할 나라는 어느나라라고 생각
하시며 또 우리는 기존협력국들과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변주필 =장차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가장 견제해야할 상대국이면서 동시
에 우리가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여 협력을 강화해야할 나라는 바로 일본과
중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우리가 추격해야할 상대이고 중국은 우리를 맹렬히 추격하는 상대
로서 경쟁과 협력이 불가피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로서는 정치안정과 안보.통일에 이르기까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박국장 =선진국과는 기술및 통상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미.일.EU등에
슈퍼301조나 반덤핑조치등의 위협으로부터 안심하고 수출할수 있도록 통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특히 필요합니다.

또 국제기구및 지역기구와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OECD가입은 선진국들의
경제운영등을 접할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또 APEC와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가 동북아및 아시아의 중심역할을 할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 사회 =경쟁력 창출을 위한 국민의 바람직한 자세와 정치 사회 문화
측면에서 시급히 개선돼야할 과제는 많습니다.

<> 변주필 =정부보다는 기업, 기업보다는 소비자가 한발 앞서 이익과 손해
를 분간해 행동하는 합리적 사고를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치.사회.문화를 올바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참여가 더욱
늘어나야 합니다.

<> 박국장 =IMD보고서를 보면 문화의 개방성이나 외국인에 대한 자본시장
개방성등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국민이 대외개방에 대해 보수적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들이 우리문화가 세계문화와 조화 양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위해 정부도 노력해 나가겠지만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 =결론을 내야할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신적인 측면에서
자본주의 윤리가 결여, 천민 자본주의 경향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점을 생각할때 자본주의 정신을 함양하는것 자체가 바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의 사상속에 내재하는 인본주의를 한국적 자본주의 정신으로 승화,
우리의 규범과 가치를 세계화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라고 생각
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1일자).